등록 : 2017.06.11 21:52
수정 : 2017.06.1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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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11일 낮 국회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준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하기에 앞서 도시락을 먹으려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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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흠결이 그 정도인지 의구심
우호여론 커지니 기다려보겠다”
야당 지도부 회유·압박 다 안먹혀
보고서 채택 거부시 의견 엇갈려
“강행해야 한다”…“협치가 우선”
오늘 문 대통령 국회 방문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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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11일 낮 국회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준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하기에 앞서 도시락을 먹으려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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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외교부 장관)·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김이수(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야권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인사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청와대와 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까지 나서서 비토하고 있는 강경화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 강행이냐, 야당 설득이냐’를 놓고 묘수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한겨레>와 만나 “아직 강경화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고 말할 순 없고, 일단 여론을 보려고 한다. 강 후보자의 흠결이 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정도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긴급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주말을 기점으로 강 후보자에 대한 지지여론이 많이 형성됐다”며 “이달 하순 한-미 정상회담이 있는데 외교부 장관이 공석인 상태에서 추진되는 건 야당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단체 등에 이어, 전직 외교부 장관 10명도 10일 강 후보자에 대한 지지성명을 내는 등 국민 여론이 우호적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아직은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다. 강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 시한은 14일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물론 국민의당도 여전히 강고하게 강 후보자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끝내 야권이 입장을 선회하지 않을 땐 청와대와 여당 모두 뾰족한 수가 없는 모양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야당 지도부를 달래며 ‘회유’ 카드도 쓰고, “야당 강박증”이라고 비판하며 ‘압박’ 카드도 썼지만 야 3당의 입장이 요지부동이어서다.
이런 가운데 강 후보자 임명을 두고는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는 전제는 공통적이지만 야당이 끝내 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경우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등 산적한 과제를 고려하면 협치가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여당의 한 원내부대표는 “낙마할 만한 인사가 아니다. 국민 여론이 받쳐주면 최악의 경우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은 “임명을 강행하면 추경안 처리부터 줄줄이 막힌다”며 “부당한 주장을 하는 야당과도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문재인 대통령의 강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직접 호소’에 야 3당이 한발 물러설지도 관심을 모은다. 12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찾는 문 대통령은 본회의에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 및 교섭단체 대표들과 차담회를 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야당을 향해 ‘포괄적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예정 시간이 20여분에 지나지 않아 허심탄회한 대화는 어려워 보인다. 13일엔 문 대통령과 국회 상임위원장들의 오찬 회동이 예정돼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강 후보자 임명 기류에 따라 ‘불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여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번 한고비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득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이정애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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