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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6.18 18:34 수정 : 2017.06.19 08:14

공정거래위원회가 부영그룹의 위장계열사들을 적발하고 이중근 회장을 고발하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김상조 위원장이 취임한 뒤 재벌에 ‘칼’을 빼든 첫 사례다. 부영은 재계 순위 16위로 24개 계열사가 있는 대기업집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차담회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낡은 가방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공정위 발표를 보면, 이 회장은 2013~2015년 공정위에 대기업집단(재벌) 지정 관련 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 계열사 현황 자료에서 자신의 처제·조카·조카사위 등 친인척이 최대주주인 7개 회사를 누락했다. 배우자와 6촌 이내 혈족이 최대주주인 기업은 모두 친족기업에 해당돼 계열사로 신고해야 한다. 반면 계열사 명단에서 빠지면 중소기업에 주어지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일감 몰아주기는 재벌이 우리 경제에 끼치는 가장 큰 해악 중 하나다. 총수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그룹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면 같은 업종의 중소기업들은 시작부터 경쟁 기회를 박탈당한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된다.

앞서 공정위는 15~16일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 본사에 대해 현장조사를 했다. 일부에선 비비큐가 치킨값을 올려 조사를 받은 것처럼 알려졌으나, 그렇지 않다. 결과적으로 가격 인상이 철회되고 그 파장이 업계 전체로 확산됐지만, 공정위가 조사한 것은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 여부다. 비비큐는 치킨값을 10% 이상 올리면서 “가격 인상은 가맹점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본사는 10원도 가져가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본사는 전국 가맹점에 한마리당 500원씩 광고비를 분담하라고 통보했다. 공정위는 본사가 광고비를 가맹점에 부당하게 떠넘긴 것이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전반적으로 본사와의 불평등한 관계 때문에 ‘자영업자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경영이 어렵다.

김 위원장은 14일 취임식에서 “우리 사회가 공정위에 요구하는 바는 대규모기업집단의 경제력 오남용을 막고 하도급 중소기업·가맹점주·대리점·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달라는 것”이라며 “당연히 공정위는 그분들의 호소를 듣고 피해를 구제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경제 민주주의’의 실천이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 관련 기사 : ‘김상조 공정위’ 재벌 첫 제재…부영 위장계열사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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