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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6.28 15:28 수정 : 2017.06.29 10:10

권오준·황창규 회장, 미 경제사절단 동반탈락
국정농단사건 연루 결정타…최순실 유착설도
정권교체기 CEO 낙마 재연 가능성에 ‘촉각’
“청와대 진의뜻 뭐냐” 긴장…권 회장 휴가설
새정부 인연 앞세운 후임자들 입소문 ‘무성’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한다더니…” 비판도

“문재인 정부가 (회장들에게) ‘아웃신호’를 보낸 것 아니겠나.” “과거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다더니 다른 게 뭐냐.”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황창규 케이티(KT) 회장이 방미 경제사절단에서 동반탈락한 뒤 두 그룹에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권 회장과 황 회장은 모두 연초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정상적으로는 2020년 3월이 임기만료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경제사절단의 경제인 선정작업은 대한상의가 주관한 민간심의위원회에서 예비후보를 추천한 1단계와, 청와대가 최종 스크린(신원조회)을 하는 2단계로 진행됐다. 케이티는 1단계에서 탈락한 반면 포스코는 2단계 청와대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포스코와 케이티의 탈락에는 현재 불법·탈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는지 여부를 따지는 비경제 항목 평가가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스코와 케이티 모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특검조사를 받았다. 기소는 피했지만 국정농단세력과의 여러 유착 혐의가 드러났다.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것과 함께 최씨가 추천한 외부인사를 임원으로 영입하고, 최씨 측근이 운영하는 광고업체에 일감을 제공한 게 질타를 받았다. 두 회장 모두 박근혜 정부 2년차인 2014년초 포스코와 케이티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돼 ‘박근혜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도 부담이다. 특히 권 회장은 선임과정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계속 시달려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 황창규 케이티 회장(오른쪽)
권 회장과 황 회장의 동반탈락에 대해 주변에선 “문재인 정부가 아웃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지만, 정작 청와대 경제수석실은 “민간에서 선정작업을 주도했으니 상의에 물어보라”며 몸을 빼는 모습이다. 포스코와 케이티 홍보실은 “외부에서 청와대 진의가 무엇이냐는 문의가 쏟아지는데, 확인해볼 곳도 마땅치 않고 답답하다”며 벙어리 냉가슴 앓는 듯한 표정이다.

포스코와 케이티가 긴장하는 것은 과거 정권교체기마다 최고경영자가 중도하차한 ‘흑역사’ 때문이다. 두 그룹의 전임 최고경영자인 정준양, 이석채 회장이 대표적 사례다. 두 회장 모두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 방중 경제사절단에 참가했다가 국빈만찬 초청에서 제외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두 그룹 모두 ‘청와대 아웃 압력설’을 부인했지만, 정 회장은 8월말 청와대 10대그룹 총수 초청 때도 제외됐고, 결국 11월 자진사퇴를 선언했다. 이 회장은 10월말 배임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고 구속기소됐다.

권 회장은 28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포스코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용한 곳에서 심경을 정리하기 위해 공자 탄생지로 유명한 산둥성 공부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안다”면서 “자리에 연연하는 성품이 아니어서, 진작에 마음을 비웠다는 얘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포스코에서는 중국 청두 현지공장을 방문한다며 휴가설을 부인했다.

두 그룹 주변에선 벌써 차기회장 후보로 전직 경영진과 외부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포스코 경우 정준양 회장 때 사장을 지낸 ㄱ씨, 계열사 대표 출신 ㅈ씨, 올해초 사장에서 물러난 또다른 ㄱ씨, 3년 전 회장직에 도전했던 관료 출신 ㅇ씨가 거론된다. 케이티도 참여정부 때 사장을 지낸 ㄴ씨, 공기업 사장으로 있는 전직 간부 ㄱ씨가 거론된다. 공통점은 이들 모두 새정부의 실세들과 깊은 학연, 지연을 강조하는 것이다. 포스코와 케이티 안에서는 “적폐청산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주식이 한주도 없는 포스코와 케이티의 회장을 끌어내리고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을 앉힌다면 박근혜, 이명박 정부와 다를 게 무엇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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