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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7.11 21:37 수정 : 2017.07.12 05:02

지난 5월25일 시작된 국민인수위원회의 ‘광화문1번가’가 49일 만인 12일 문을 닫는다. 이곳엔 하루 3000여건의 정책제안이 쏟아졌다. ‘촛불 민심’을 정부 정책으로 받아안겠다는 취지로 출범한 ‘광화문1번가’가 ‘참여 민주주의’를 실험하는 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8월말께 접수된 제안을 분석·정리해 국민들에게 발표하는 보고대회를 열 계획이다.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 앞에서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관계자가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화문1번가가 문 닫기 하루 전날인 11일 오후, 비가 그치고 폭염이 찾아온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은 막바지 제안서를 쓰고 있었다. 인천에서 온 조정인(69)씨는 제안 내용에 ‘인천 남구 도화1구역 재개발 반대하고 도시재생 정책 적용 바랍니다’라고 썼다. 조씨는 “마을이 노후화된 곳은 4분의 1 정도인데 주민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재개발이 진행됐다”며 “구청, 시청 모두 찾았는데 ‘시 조례 문제로 어쩔 수 없다’고 해서 대통령께 청하려 광화문1번가로 왔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곳이라고 알려지면서 그동안 각종 단체들의 기자회견이나 1인시위 등도 끊이지 않았다. 이날도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가 아동그룹홈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했다.

11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정책제안 접수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현장과 누리집을 통해 광화문1번가에 접수된 정책제안은 모두 15만4529건이다. 제안 성격에 따라 13가지로 분류되는데, ‘민생·복지·교육’이 5만507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자리(2만4750건), 부정·부패 청산(1만871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에 직접 인사를 추천하는 ‘인재추천’도 1569건에 이르렀다. 국민인수위 관계자는 “개인 민원 성격의 제안이 제일 많았지만 다수에게 적용될 만한 정책도 꽤 있었다”고 말했다.

특정 주제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정책을 제안하고, 관련 부처 공무원이 직접 방침을 밝히는 광화문1번가의 ‘열린포럼’도 인기가 많았다. 총 13차례 열렸는데, ‘소셜벤처와 창업’ ‘장애인 정책’ 등 주제가 다양했다. 시민들도 자유롭게 참석해 의견을 냈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국민인수위 소통위원은 “국민들이 기대보다 많은 제안을 해주셨다. 촛불 민심을 받드는 이 정부가 ‘국민들을 이끌기보다 뒷받침하며 따라가겠다’고 손을 내밀었고, 국민들이 이에 호응한 결과라고 본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정책 시혜 대상자가 아니라 스스로 ‘나라의 주인’이라고 느끼게 된 계기가 됐으리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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