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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7.13 22:38 수정 : 2017.07.13 22:48

2~3일 전부터 청·국민의당 접촉
임종석 국회 올 때부터 화해조짐
“두명 중 한명 사퇴” 반응 타진
자유한국당과도 미리 교감
우원식도 문 대통령 만나 건의
4시간 뒤 조대엽 후보 자진사퇴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18일)를 닷새 앞둔 13일, 청와대는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날은 7월 임시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하는 사실상의 데드라인이었다. 아무리 빨라도 추경안 심사에 5~7일은 걸리기 때문이다.

화해의 조짐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낮 국회에 등장하면서부터 감지됐다. 청와대는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돌아선 국민의당을 설득하기 위해 2~3일 전부터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대신해 청와대 공개 발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넣어둔 터였다. 이에 국민의당 쪽이 “임 비서실장이 직접 국회로 와서 사과하라’고 역제안을 했고, 임 실장은 이를 받아들여 전병헌 정무수석과 함께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를 만났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면담 내용에 대해 “임 실장은 ‘이유미씨의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는 있는 그대로 검찰이 수사해서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다. 정치적 고려가 개입돼선 안 된다. 정치권이 시시비비를 다툴 문제도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선 “임 실장은 ‘왜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했는지 청와대로서는 알 수 없다. 국민의당에 걱정 끼쳐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대신 사과를 받음으로써 국회 일정에 참여할 ‘명분’을 얻은 한편, 검찰의 중립적인 수사에 대한 청와대의 약속도 받아낸 것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임 실장과의 면담 뒤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어 추경안 심사 등 국회 일정에 협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임 실장의 유감 표명 발언을 놓고 청와대와 국민의당 말이 엇갈리며 옥신각신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국민의당이 임 실장으로부터 추 대표 발언에 대해 대신 사과를 받았다고 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임 실장은 추 대표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국민의당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고, 임 실장은 곧바로 박 비대위원장에게 전화해 “추 대표에 대해 사과한 것이 맞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중 한 명을 낙마시키는 문제에 대해선 자유한국당과도 미리 공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대통령 사과를 전제로 두 후보자 중 한 명을 사퇴시킬 경우 ‘현안 일괄타결’이 가능하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임 실장은 국민의당 지도부에 이런 방안을 타진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3시40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처리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달라고 건의했다.

이로부터 4시간 뒤인 오후 6시께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고용부 출입기자들에게 “본인의 임명 여부가 정국 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 사퇴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이 선택이 부디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형식은 자진 사퇴였지만 사실상 여당의 건의를 수용해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한 셈이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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