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7.08.14 16:47 수정 : 2017.08.14 22:17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 뒤 환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장관 등 참석자들이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 김 장관 임명장 수여
“노동자 목소리 적극 대변” 당부

김 장관 “산업재해, 부당노동행위,
임금체불 근로감독 강화 추진할 것”

“노동자는 사용자와 동등한 위치
근로자는 사용자에 종속된 개념”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 뒤 환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장관 등 참석자들이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공동취재단
김영주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장관 업무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김 장관에게 “노동의 관점에서 노동자의 이익,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해달라”며 “최저임금과 아르바이트 임금 미지급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동계 출신인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근로자’ 대신 ‘노동자’라 표현하며 산업재해·임금체불·부당노동행위·장시간 근로에 관한 강력한 정책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김 장관 임명장 수여식 뒤 환담에서 “고용노동부는 경제부처이기는 하되, 노동의 관점에서 노동자들의 이익을, 또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아르바이트비 미지급은 노동의 대가라는 차원에서 아르바이트비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청년·학생들에게 자칫 우리 사회에 대한 왜곡된 선입견을 품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근로감독관의 숫자가 부족할 텐데 근로감독관 확충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전담 근로감독관 배치도 검토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 장관의 취임식에서 김 장관은 “노동현장에서 산재 사고·임금체불·부당노동행위·장시간 근로 같은 부끄러운 일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당노동행위를 “구태”라고 지목한 뒤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노동3권을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근로감독관이 ‘노동경찰’이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노사 모두로부터 박수받을 수 있는 공정하고 균형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산재·임금체불·불안한 노사관계가 해소되면 사용자의 비용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것은 김 장관이 ‘근로자’라는 단어 대신 ‘노동자’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이다. 헌법에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은 ‘근로자’다. 또, ‘노동’의 권리가 아니라 ‘근로’의 권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1948년 제헌헌법이 제정될 당시, 이념적 대립 상황에서 ‘노동’을 ‘불온시’한 배경에서 시작된 것으로 개헌을 거치면서도 ‘근로’와 ‘근로자’는 그대로 살아남았다. 그러나 ‘근로자’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가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을 뜻하는 데다 ‘노동조합’, ‘고용노동부’, ‘노동위원회’ 등 노동이라는 단어가 공식적인 법률용어로 사용되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근로자’를 ‘노동자’로 바꾸자는 제안이 계속돼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달 17일 문 대통령에게 “노동자와 사용자는 동등한 위치에 있지만 근로자는 사용자에 종속된 개념이기 때문에 노동자라는 이름을 제대로 불러줘야 한다”며 “근로자 대신 노동자라고 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을 약속했고, 개헌 논의 과정에서 ‘근로자’를 ‘노동자’로 바꾸자는 제안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부 장관이 ‘노동자’라는 표현을 쓰면 해당 논의가 자연스레 공론화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노동자’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뒤 “(직원들에게 별도로 지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사용) 되지 않겠나. ‘근로’는 괜찮고 ‘노동’은 안되는 그런 것이 아니라,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 노동자니까, 노동자라고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이정애 기자 ehot@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