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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26 18:52 수정 : 2018.11.26 19:09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청와대 직원들에게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국민께 폐가 되고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있다”며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실장은 “지금 우리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이 순간 사소한 잘못이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성이 이끄는 대로 가면 긴장감이 풀어지고 상상력이 좁아질 것이라며, 익숙함·관성과 단호하게 결별하라는 주문도 했다. 틀린 말이 없다. 임 실장의 당부는 되레 많이 늦은 것이다.

정치권에선 청와대 비서실이 제 역할을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민생·경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지난 8월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급락했다. 그나마 9월 평양 정상회담으로 잠시 반등했지만 이후 8주 연속 하락 추세다. 26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도는 52%로, 이 기관 조사 수치로는 취임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다.

청와대 비서진은 최근까지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순풍을 탄 듯한 남북관계에 기대 안주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수석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자성의 글’을 올렸지만, 항변처럼 들린다. 한 비서관은 대통령 국외 순방 때 유적지에서 찍은 사진을 버젓이 페이스북에 올렸다. 경호처 5급 직원이 술집에서 시민을 폭행했는데 기강을 다잡지 못했고, 급기야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직권면직됐다. 그가 중요한 의전에서 많은 실수를 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한다.

임 비서실장은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엔 침묵한 채 25일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예외 승인에 감상적인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결국 자기 정치에만 몰두한다는 비판과 청와대에 기강이 있냐는 지적에 직면하자, 26일 청와대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으로 독려의 글을 보냈다. ‘뒷북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임 실장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옷깃을 여미자며 “저부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말뿐인 다짐보다 실천과 성과가 중요하다.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부터 비상한 각오로 임하길 바란다. 청와대 내부의 온정주의를 뿌리 뽑고, 관성과 결별하고, 기강을 단호하게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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