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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4 19:35 수정 : 2006.04.04 19:37

노무현 대통령 부부는 4일 방한 중인 미국 프로풋볼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와 그의 어머니 김영희씨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에 앞서 노 대통령이 워드 선수가 선물한 공을 던져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하인스 워드, 청와대서 오찬
모국방문 첫 회견장 취재진 북새통
“청소년들이여 꿈을 포기말라”

노대통령 “은퇴하면 효자상 줘야겠다”

그의 얼굴에 미소가 스칠라치면 사진기가 뿜어낸 불빛이 사이키 조명처럼 날아와 박혔다. 한국계 혼혈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30)가 첫 기자회견을 연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회견장은 200여명의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회색 정장 웃옷에 흰 셔츠를 받쳐 입은 워드는 회견 내내 특유의 편안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안녕하세요”라고 느릿한 한국말로 운을 뗀 그는 자신의 인생관과 앞으로의 목표, 혼혈인에 대한 생각 등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워드는 “인종이 무엇이든, 목표가 무엇이든 간에 청소년들에게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나도 미식축구를 시작할 때 여건이나 신체조건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어머니는 열심히 하면 된다고 했다”며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드는 자신도 어릴 적엔 혼혈이라 놀림도 많이 받고 반은 한국인인 게 창피했지만 지금은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국내 혼혈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펄벅재단과 비슷한 성격의 재단을 세울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어머니 김영희씨가 어릴 적부터 인종을 가리지 않도록 키웠다며 “사랑은 피부색과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세상을 바꾸러 온 건 아니다”라며 자신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관심에는 선을 그었다.

워드는 한국에서 살 집을 하나 사달라는 어머니 김씨의 부탁을 소개하고는 “나도 이번 한국 방문이 마지막이 아닐뿐더러 올해 안에 한번 더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날 저녁에 먹은 갈비와 김치가 맛있었다는 그는 “서울의 밤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며 다시 한번 웃음을 지었다.

회견을 끝낸 워드는 어머니 김씨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워드는 이 자리에서 어머니에 대한 한없는 애정과 존경을 나타냈다. 워드는 “어머니는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일이 안 풀릴 때면 어머니를 보고 ‘어머니도 할 수 있었으니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매진했다”고 말했다.

워드의 이런 ‘사모곡’에 노 대통령은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 적으면 교과서”라며 “옛날에는 효자에게 상도 주었지만 이미 너무 큰 상을 받아서 줄 게 없다. 나중에 은퇴하면 효자상을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한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도 “우리가 오히려 많이 잊은 효성,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워드가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워드는 이날 능숙한 솜씨로 젓가락질을 하며 한식으로 점심식사를 했으며, 막걸리로 건배를 하기도 했다.

전종휘 김의겸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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