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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06 20:26 수정 : 2019.11.07 02:44

북한이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능력 논란

정의용 실장 “어려운 듯” 발언 뒤
김영환 국방정보본부장 국감서
“가능”→“불가능”으로 답변 수정

전문가 “중량 거대·액체연료 탓
고도 기술 필요하고 제약 있어”

북한이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쏠 수 있을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로 발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최근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북한의 이동식 발사 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이동식 발사 능력에 대한 평가는 한국과 미국의 대비태세와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김영환 국방정보본부장은 6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이동→기립→발사까지 할 수 있는 이동식 발사대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김 본부장의 발언은 지난달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현재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고도화돼 있다”고 답한 데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북한의 이동식 발사 능력에 대한 군의 판단이 정 실장의 발언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이동식 발사대란 △이동(Transporter) △기립(Erector) △발사(Launcher) 기능을 통합한 무기체계를 가리킨다. 북한은 2017년 7월4일과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를, 11월19일에는 ‘화성-15’를 발사했는데, 이때 모두 이동식 발사대에 미사일을 실어 발사 장소로 옮긴 뒤 별도로 설치한 발사대를 활용했다. 이동과 기립까지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이뤄졌으나 발사까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국가정보원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 지점으로 옮기고, 미사일을 고정 거치대에 세워놓은 뒤 현장을 벗어났다”고 보고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동식 발사대에서 바로 쏘는 건 기술적 난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성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안보정세분석센터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단거리나 중거리 미사일에 비해 중량과 출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동식 발사대에서 바로 쏘기 위해선 상당한 기술적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동식 발사대에서 바로 쏘기엔 제약이 따른다. 김 본부장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동식 발사대에서 쏘려고 했으나 문제가 생겨 못 했다”고 답변했다.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동식 발사대에서 직접 발사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럼에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수단으로 이동식 발사대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지난해 7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를 폐기했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실패할 경우 언제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원하는 장소로 옮겨 발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그동안 이동식 발사 능력을 개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핵심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동식 발사대에서 바로 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동창리 발사대가 폐기된 뒤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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