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17 11:52
수정 : 2018.08.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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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첫 재판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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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이팔성 진술 얼토당토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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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첫 재판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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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22억여원의 뇌물을 줬다고 진술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거짓말 탐지기를 해서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라고 법정에서 밝혔다. 이 전 회장은 대선 자금을 지원했는데도 인사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엠비(MB)에 대한 증오감이 솟아나는 것은 왜일까” 등 악감정을 담은 비망록을 남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의 심리로 17일 열린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이팔성 전 회장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을 받으면서 이팔성씨에 대해 많은걸 알게 됐다. 이씨의 성격을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대면하면 고개를 자꾸 돌리고 눈길을 맞추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이 전 회장이 “한 번도 선거운동 때 얼굴 비치지 않았다.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이다. 당선되고 나서 나를 만나려고 노력을 많이 한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누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인사문제 한 번도 없었다”며 인사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퇴임하고 난 다음 한 번도 나타난 일이 없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인사라도 할 텐데 한 번도 온 적이 없다”며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이팔성 전 회장이 대통령 당선인 시절 인사를 청탁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아들이겠다고 한 부분도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팔성 전 회장이 만났다고 주장하는 2008년 1~2월 당시 “대통령 취임식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각국 정상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내용을 생각하고 있었다. 취임사 쓰고 있는데 이팔성이라는 사람이 와서 자리 이야기 들었다면 아마 5년간 큰일이 있었을 거다”라며 인사청탁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팔성 전 회장이 “어떻게 하다가 나를 궁지에 몰기 위해서 그렇게 진술하지 않았나 하는 선의로 생각해본다. 그런데 정말 너무 얼토당토않다. 차라리 이팔성씨를 불러다 거짓말 탐지기 해서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갖고 있다”라며 이 전 대통령은 억울해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이 전 대통령 변호인들의 주장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팔성 전 회장의 비망록을 감정하기로 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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