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05 17:12
수정 : 2018.10.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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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1리 덕실마을 덕실관 안에 이명박 전 대통령 모형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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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1심 선고 중인데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화투 놀이
포항시, 덕실마을에 수십억 썼지만 방문객은 뚝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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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1리 덕실마을 덕실관 안에 이명박 전 대통령 모형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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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시작된 5일 오후 2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1리 덕실마을에는 빗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이 전 대통령은 1945년 해방 직후 귀국해 이 마을에서 3년가량 살았다. 이 마을은 예로부터 덕이 있는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고 해서 덕실마을로 불렸다. 현재 30여 가구 60여명이 산다.
승용차 54대와 버스 4대를 댈 수 있는 덕실생태공원 주차장에는 승용차 1대만 보였다. 2016년 포항시가 40억원을 들여 꾸민 덕실생태공원(1만1308㎡)은 텅 비어 있었다. 생태공원 안에 복원된 이 전 대통령의 살던 집도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 마을회관에서는 할머니 5명이 10원짜리 동전을 쌓아놓고 화투를 치고 있었다. 할머니들에게 “이 전 대통령 선고하고 있는데 텔레비전 보지 않느냐”고 묻자 “우리는 그럴 마음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신경질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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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1리 덕실마을 덕실생태공원에 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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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포항시가 15억원을 들여 만든 지상 2층짜리 건물 덕실관(건축면적 411㎡)에는 대통령 당선증, 취임기념우표집, 한나라당 대선캠프 점퍼 등 이 전 대통령을 홍보하는 전시물이 가득했다. 한쪽에는 대통령 취임 선서문과 함께 이 전 대통령 모형이 세워져 있었다.
포항시는 지난해 10억원을 들여 덕실관의 이 전 대통령 홍보물을 다시 설치했다. 또 4억원을 들여 덕실마을을 따라 흐르는 하천을 정비하고 탐방로를 만들었다. 하지만 덕실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줄고 있다. 포항시 집계로 덕실마을 방문객은 이 전 대통령이 취임했던 2008년 48만명이었지만 지난해엔 11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명박이 살았다고 해서 이런 산골짜기에 누가 오겠느냐. 더군다나 감방에 있는데…”라고 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포항시 관계자는 “아직 덕실마을에 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최소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보강 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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