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22 22:39
수정 : 2017.12.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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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두손스포리움 화재 현장.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층 여성사우나. 제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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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안으로 매캐한 냄새 들어와
대충 옷입고 밖으로 뛰쳐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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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두손스포리움 화재 현장.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층 여성사우나. 제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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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안에 있다가 계단에 난 창문을 통해 1층으로 뛰어내렸어요. 2분만 늦게 나왔어도 죽었을 거예요.”
충북 제천 화재 참사에서 희생자가 집중됐던 2층 여자 사우나에서 탈출한 ㅇ씨는 당시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하며 여전히 목소리를 떨었다. 그는 사고 당시의 아비규환을 전달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생존자였다. 당시 2층 사우나에선 연기가 가득 차기 전에 건물 밖으로 탈출한 극소수의 이용객들만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ㅇ씨는 화재 당시 사우나 안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탕 안으로 매캐한 냄새가 나서 밖에 나와 대충 옷을 입고 뛰쳐나왔다”며 “빨리 나오라고 소리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ㅇ씨는 연기가 차기 시작한 사우나 안에서 유리로 된 자동문을 나선 뒤 1층으로 연결된 복도에서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내렸다고 했다. 그는 “정상적인 (1층) 출입구 쪽에서는 연기가 너무 많이 올라와서 창문을 기어올라가 뛰어내렸다”며 “아마 출입구 쪽으로 내려갔으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ㅇ씨는 희생자가 몰려 있었던 유리 자동문에 대해 평소 열림 버튼을 눌러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또 “목욕탕에서 1층으로 바로 연결되는 비상문 쪽에도 세면 바구니가 엄청 쌓여 있어 평소에 사용을 안 했다”고 했다.
제천/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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