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07 16:31
수정 : 2018.01.0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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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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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훌륭한 대화…100% 남북대화 지지”
“남북이 올림픽문제 넘어서는 것 정말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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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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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까지 열어놓는 등 남북 고위급 회담에 적극적인 지지와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북-미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와 관련해 ‘결과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공화당 지도부 등과 회동한 뒤 기자회견에서 ‘김정은과 당장 전화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고 밝혔다. 이어 “적절한 시기가 되면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에) 참여할 것이다. 그러나 (일단 남북이) 올림픽에 대해 협상하려는 생각은 좋다. 그건 남북간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고위급회담 등을 거쳐 조건이 갖춰지면 북-미 대화에도 나설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뜻을 밝힌 것은 지난해 8월 국가안보회의(NSC) 뒤 ‘여건이 달라지면 북한과 협상을 검토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물론이다. 우리는 협상을 고려할 것이다. 때가 됐다”고 밝힌 이후 처음이다. 남북대화 재개가 2016년 대선 때 ‘김정은과의 햄버거 만남’까지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정한 외교적 공간을 열어주고, 그의 발언이 다시 남북회담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이틀 전에 전화를 걸었고, 우리는 매우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100% (남북대화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의 통화 직후 백악관 보도자료에는 한국 쪽 발표와 달리 이런 내용이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직접 지지 의사를 확인한 셈이다. 그는 “우리(미국)가 매우 평화적이고 좋은 해결책을 내놓는다면, 그리고 이런 대화를 통해 뭔가 나올 수 있다면 모든 인류와 세계를 위해 멋진 일”이라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들(남북)이 평창겨울올림픽 문제를 넘어서는 걸 정말 보고 싶다”며 다시 한번 기대감을 표시했다. 다만 “그(김정은)는 내가 미적거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나는 미적거리지 않는다. 조금도, 1%도 아니다”라며 “우리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여러분도 그게 뭔지 알고 있듯이 우리는 매우 확고하다”고 말했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조처가 없다면 제재 강화를 포함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는 ‘김정은과의 대화에 전제 조건은 없나’라는 질문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대통령이 한 말이 아니다”라고 거들자, “내가 한 말이 전혀 아니다”라며 라이언 의장의 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비해 틸러슨 장관은 5일 <시엔엔>(CNN) 방송 및 <에이피>(AP) 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남북대화 재개가 북-미 대화 내지 핵 협상의 시작인가’라는 질문에 “아직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남북회담이) 북한이 무언가를 의논하고 싶다는 바람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며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올릭픽에 대한 만남일 수도 있으며, 그밖의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우리가 어떻게 대화를 시작할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대화가 그 결론(비핵화)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걸 이해한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 방송된 <엔에이치케이>(NHK) 인터뷰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 방침에 대해 “이런 변화를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의미가 없다. 구체적 행동이 있어야 의미 있는 대화가 된다”고 했다. 이런 반응은 “과거 북한이 대화의 자세를 보여 국제사회가 지원했지만 결과적으로 속았다는 게 일반적 인식”(5일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이라는 데서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뀐 것으로, 미국의 남북대화 지지 의사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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