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8.01.07 21:16 수정 : 2018.01.08 07:21

남쪽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북쪽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단장에 조명균 장관-리선권 위원장
남북관계·스포츠 담당자도 4명씩
9일 회담 평창 참가에 집중할 듯

남쪽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북쪽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9일 열릴 문재인 정부 첫 남북회담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마주 앉게 됐다. 북쪽은 7일 리선권 위원장 등 5명의 대표단 명단을 통보했다. 전날 남쪽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보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북쪽이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 명단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북쪽 대표단은 리 위원장 이외에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위원회 위원 등 모두 5명이다. 하루 앞서 남쪽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수석대표)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겨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등 5명의 대표단 명단을 통보한 바 있다.

통일부 장·차관 남북회담 첫 동반

북, 남쪽과 균형 맞춘 명단 통보
체육 관련 인사도 나란히 2명씩

정부, 통일부에 힘 실어줘
박근혜정부 때 통일부 배제하고
청와대가 나섰던 점과 대조적

“우선은 평창에 집중, 그 신뢰 바탕
다른 문제로 단계적 접근하게 될 것”

이번 남북 간 대표단 구성은 서로 균형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남북 수석대표의 경우 지난 2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제안하자 이튿날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곧바로 ‘남북 판문점 채널 재가동’을 화답한 것이나, 5일 북쪽에서 보내온 전화 통지문이 발신인 리선권 위원장, 수신인 조명균 장관으로 돼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수석대표 이외의 남북 대표단에는 각각 남북관계 담당자와 스포츠 담당자 등이 적절히 포함됐다. 애초 의제로 제안된 ‘북쪽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의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쪽 대표단을 실질적으로 이끌 조평통은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조선노동당 외곽기구에서 공식 국가기구로 격상됐다. 국가기구의 공식성을 확보한 만큼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남북회담을 앞두고 불거졌던 ‘급’ 논란과 관련한 파열음 없이 회담 제의, 수용, 대표단 명단 확정 등 전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실제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쪽의 태도는 여러모로 과거와 달라졌다. 과거 남북은 회담 날짜나 장소부터 대표단 구성까지 갖은 소소한 사안을 놓고도 날 선 ‘기싸움’을 벌이곤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관계 개선을 운운하면서도 부당한 구실과 법적, 제도적 장치들을 내세워 각계각층 인민들의 접촉과 내왕을 가로막고 연북 통일 기운을 억누르는 것은 결국 북남관계 개선을 반대하는 것이며 내외 여론을 오도하기 위한 기만 술책에 불과하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북쪽은 곧이어 전날 남쪽이 통보한 대표단 명단에 격과 균형을 맞춰 북쪽 대표단 명단을 확정해 알려왔다. 정부 당국자는 “과거와 같은 신경전이 없는 것은 좋은 신호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의 성공에 협조한다고 결론을 내린 게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단 구성에선 앞으로 남북관계는 통일부가 중심이 돼 끌어가겠다는 정부의 뜻이 느껴진다. 남북회담 대표단에 통일부 장관과 차관이 함께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쪽도 남쪽에 맞춰 조평통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함께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내가 아는 범위에선 통일부 장차관이 함께 회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통일부가 주도적으로 끌고 가라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통일부를 배제하고 직접 남북대화에 나섰던 방식을 폐기하고, 과거 통일부 주도 방식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 이번 회담에선 북쪽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단엔 체육 관련 인사가 남북 모두 2명씩 포함됐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평창 참가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북한 선수단을 어느 종목에 얼마나 출전시킬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는 어떻게 협의할지, 또 북쪽 응원단은 어떻게 할지, 단일팀은 시간이 촉박해 어렵겠지만 개막식 공동입장은 어떻게 할지 등 남북이 의견을 조율할 사안들이 만만찮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과 남북 간 우발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회담을 북쪽에 제안한 바 있다. 정부는 “이들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 대표단에는 적십자 요원이나 군 관계자가 없다. 정부 당국자는 “당장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해서 이 문제가 잘 풀리면 그 신뢰 기반 위에서 다른 문제로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 방식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노지원 기자 suh@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