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31 19:53
수정 : 2018.01.3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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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목동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쇼트트랙 4차 월드컵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앞줄 왼쪽)과 심석희(오른쪽)가 질주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최민정이 우승했고 심석희는 다른 선수와 충돌한 뒤 넘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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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vs 최민정
체력·스피드 앞서는 ‘기린’ 심석희
긴 다리 활용 막판 스퍼트에 강점
순발력 뛰어난 ‘얼음공주’ 최민정
아웃코스서 치고나가는 기술 발군
월드컵선 최민정이 랭킹 1위
개인 3종목 ‘양보없는 안방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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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목동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쇼트트랙 4차 월드컵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앞줄 왼쪽)과 심석희(오른쪽)가 질주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최민정이 우승했고 심석희는 다른 선수와 충돌한 뒤 넘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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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집안싸움’을 피할 수 없다. 대표팀의 쌍두마차 심석희(21·한국체대)와 최민정(20·성남시청)이 개인 종목 세 경기(500m, 1000m, 1500m)에서 격돌하기 때문이다. 긴 팔다리를 힘차게 저으며 폭발적인 스퍼트를 내는 ‘기린’ 심석희와 경기 내내 표정 변화 없이 집중하는 ‘얼음공주’ 최민정의 대결은 이번 대회 최대 라이벌전 중 하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심석희는 중학교 3학년 때인 2012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올라 ‘제2의 전이경·진선유’로 주목을 받았다. 2014 소치겨울올림픽에선 여자 3000m 계주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두 바퀴를 남기고 중국을 따라잡는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심석희보다 한 살 어린 최민정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14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여자 1000m와 계주 금메달을 따 개인종합 3위에 올랐다. 이후 2015년과 201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괴물 고교생’이란 별명을 얻었다.
둘은 경쟁자이면서 동반자다. 경기장 밖에선 친자매 이상으로 가깝다. 둘 다 수줍고 조용한 성격에 시력이 나빠 안경을 쓴다. 국제대회나 전지훈련 때 한방을 쓰는 경우도 많다. 2015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석희는 “훈련할 때 (최민정과) 서로 힘이 되고 도움도 많이 주고받는다. 덕분에 경기력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고, 최민정도 “확실히 (심)석희 언니와 함께 대표팀에 있으면서 도움을 정말 많이 받고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스타일은 정반대다. 심석희는 강한 체력과 스피드가 장점이다. 키 175㎝의 심석희는 긴 다리를 이용한 보폭이 넓은 레이스를 하기 때문에 초반 스타트는 다소 부족해도 막판 스퍼트에 강하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우리 대표팀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1000m와 1500m 종목에서 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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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나란히 서있는 최민정(왼쪽)과 심석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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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민정은 순발력이 탁월하다. 심석희와 비교해 단신(162㎝)인 최민정은 작은 체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방향 전환 기술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선호하는 안쪽(인코스)에서 몸싸움을 벌이기보다 바깥쪽(아웃코스)으로 돌아 순식간에 앞서 나간다. 때문에 한국 선수들의 취약 종목으로 꼽혀온 단거리 500m 경기마저도 금빛 질주가 기대된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치러진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선 최민정이 심석희를 앞선 상태다. 최민정은 네 차례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8개를 휩쓸며 한국의 3000m 계주를 포함해 전 종목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심석희는 금메달 4개를 따냈고, 1000m에서 3위, 1500m 2위에 올라 있다. 최민정은 여자 쇼트트랙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하고, 심석희는 500m를 빼고 3관왕도 가능하다.
평창올림픽 여자 쇼트트랙은 개막식 다음날인 2월10일 여자 500m와 3000m 계주 예선을 시작으로 2월22일까지 펼쳐진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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