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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2.11 17:10 수정 : 2018.02.12 19:55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건물 1층에 자리한 맥도날드 매장의 메뉴판. 선담은 기자

공식 후원사 독점공급에 따른 ‘황당 케이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건물 1층에 자리한 맥도날드 매장의 메뉴판. 선담은 기자
“마스터카드밖에 없는데, 현금 찾으러 가야겠네요.”

11일 낮 케이티엑스(KTX) 경강선 강릉역 내 평창겨울올림픽 공식 스토어. 이곳에서 6000원짜리 ‘수호랑 배지’를 사려고 지갑을 꺼냈던 원아무개(27)씨는 계산대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공식 스토어에선 현금과 비자(VISA)카드 결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10만원가량의 기념품을 구입한 박아무개(48)씨도 “평소 거의 쓰지 않는 비자카드를 찾느라 혼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비자카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결제 서비스 독점권을 인정받은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는 후원금 규모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비자, 코카콜라, 삼성 등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는 전세계에서 올림픽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독점 권한을 보장받는 대가로 아이오시에 1000억원 이상을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에 500억원 이상을 지원한 현대기아차, 케이티(KT), 대한항공 등 공식 파트너는 개최국인 우리나라에서만 올림픽 마케팅을 벌일 수 있다.

공식 후원사들의 독점 공급에 따른 황당한 일도 있다.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의 대회 조직위원회 건물에 있는 올림픽 공식 후원사 맥도날드는 주력 제품인 햄버거를 팔지 않는다. 커피와 맥모닝 메뉴 일부만 판매할 뿐이다. 맥도날드는 “조직위의 요청으로 햄버거 대신 간단한 메뉴만 판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좁은 건물에 들어온 맥도날드 매장에 햄버거 패티를 굽는 오븐 등이 들어올 자리가 없어 메뉴를 줄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이 올림픽을 활용해 자사 제품과 브랜드를 홍보했다가 제지를 받는 경우도 있다. 대회 공식 파트너사인 롯데와 주문자위탁생산(OEM) 계약을 맺고 ‘평창 롱패딩’을 생산했던 신성통상은 홍보권이 없음에도 제품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조직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앰부시 마케팅(매복 마케팅) 논란이 일었던 에스케이텔레콤(SKT)의 ‘평창 응원 캠페인’ 광고도 지난달 아이오시로부터 ‘시 유 인 평창’(See you in Pyeongchang) 등 일부 광고 내용을 수정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강릉/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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