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16 18:30
수정 : 2018.02.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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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통가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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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출전 종목인 크로스컨트리 15㎞ 프리스타일서 114위
"2022년 베이징도 출전…그때는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웃통을 벗고도 "춥지 않다"고 큰소리쳤던 '통가 근육남' 피타 타우파토푸아(34)가 일주일 만에 오들오들 떨면서 기자들 앞에 섰다.
타우파토푸아는 16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 경기에서 119명 가운데 114등으로 골인했다.
세계 각국 취재진은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일찌감치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가득 메우고 기다렸다.
타우파토푸아는 처음 방송기자와 인터뷰를 시작했을 때는 얇은 경기복만을 입었지만, 곧 두꺼운 옷을 걸쳤다.
방송 인터뷰를 1시간가량 진행한 그는 추위에 온몸을 떨면서 취재기자 구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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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올림픽파크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프리 경기에서 통가의 피타 타우파토푸아가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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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신 기자가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인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그는"그건 아닌 것 같다. 대신 세상에서 제일 추운 선수가 아닐까 한다"며 재치있게 받았다.
타우파토푸아는 이날 우승자인 다리오 콜로냐(스위스·33분 43초 9)보다 22분 57초 2 뒤처진 56분 41초 1에 경기를 마쳤다.
한 시간 가까이 온 힘을 쏟은 뒤 다시 한 시간 넘게 추위에 떨면서 인터뷰한 그는 "오늘은 정말 힘든 경기였다. 추위 속에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15㎞ 경기가 익숙하지 않은데, 관중들의 큰 함성에 페이스가 빨라졌다. 마지막에는 거의 넘어질 뻔했다. 겨우 골인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외신 기자가 농담 삼아 '추위를 쫓기 위해 경기 전 술을 마신 게 아니냐'고 묻자 타우파토푸아는 "(술 대신) 김치를 열심히 먹었다"며 웃었다. 타우파토푸아의 고향인 통가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유지하는 태평양의 섬나라다.
눈은커녕 겨울에도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일조차 드문 곳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는 태권도 선수로 출전했던 그는 평창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1년 반 동안 스키를 배워 겨우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는 물에서 하는 종목에 출전할까 한다. 3개의 올림픽에서 3개의 종목에 나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다. 그때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프린트에 출전할 것 같다. 인생은 물처럼 흐르는 것 아닌가. 어디 한 번 두고보자"며 발걸음을 옮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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