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18 20:43
수정 : 2018.02.1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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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왼쪽) 강원지사와 오영철(오른쪽) 북한 응원단장이 17일 밤 강원 강릉의 한 호텔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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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지사 “평창 시설 사후 활용, 남북 교류·협력”
평창 올림픽 계기로 남북 교류 물꼬…강원 이미 축구 교류로 분위기
북한 응원단 초청 만찬에선 너도나도 ‘통일’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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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왼쪽) 강원지사와 오영철(오른쪽) 북한 응원단장이 17일 밤 강원 강릉의 한 호텔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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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지사가 “평창올림픽경기장을 활용해 겨울아시안게임 남북공동개최를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강원도는 2021년 9회 겨울아시안게임을 남북이 함께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최문순 강원지사는 17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평창올림픽 뒤 기존 시설 활용도를 높이고, 남북 교류와 화합을 이어가는 방안의 하나로 겨울아시안게임 남북 공동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 뒤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장소는 평창동계올림픽 시설과 북한 원산 마식령 스키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식령 스키장은 지난달 31일 남북 스키단 공동 훈련에서 코스 길이·난이도·눈의 질 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최 지사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교류 토대가 마련됐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정부와 국제사회의 의지도 분명해진 만큼 분위기는 충분하다”며 “정부와 협의해 개최에 따른 실속 분석 등을 거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겨울아시안게임은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에서 8회 대회가 열렸지만 다음 개최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 지사가 이런 제안을 한 배경은 평창올림픽으로 남북 단일팀과 공동응원 등 스포츠에서 남북교류의 물꼬를 틀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강원은 청소년 축구팀, 프로축구팀 강원FC(에프시)를 통한 남북 축구 교류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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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왼쪽 셋째) 강원지사와 오영철(왼쪽 넷째) 북한 응원단장 등이 17일 밤 강원 강릉의 한 호텔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평창 겨울 올림픽 남북 공동 응원 등을 이야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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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이 무르익으면서 남북 스포츠교류에 기여하고 있는 공동 응원단은 ‘올림픽 공식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7일 저녁 강원 강릉의 한 호텔에선 최문순 지사 초청으로 북한 응원단·기자단 250명, 김동일 강원도의회 의장 등 강원 쪽 관계자가 참석하는 환영 만찬이 열렸다.
최 지사는 환영사에서 “북쪽 응원단이 평창 올림픽에서 큰 활력이 되고 있다. 이 자리는 먼 훗날 귀한 역사로 남을 것이다. (남북 공동 응원은) 통일의 씨앗이고, 여러분은 통일의 선봉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분위기는 올림픽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철 북한 응원단장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 북과 남이 힘을 합쳐 나간다면 자주 통일의 대통로도 반드시 열릴 것이다. 이번 대회가 겨레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뜻 깊은 축전으로 막을 내리길 바란다”며 축배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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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쪽 관계자와 북한 응원단이 17일 밤 강원 강릉의 한 호텔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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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남쪽을 찾아 응원·취주악 공연, 전시 관람 등 다양한 일정을 보내는 응원단·악단도 만찬장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 응원단은 “북과 남이 응원할 때 서로 하나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고, 다른 응원단은 “북과 남이 하나가 돼 응원하니 통일 열풍이 몰아치는 것 같다. 함께 ‘우리는 하나다. 통일된 조국에서 만나자’고 외칠 때 가장 기뻤다”고 했다.
북한 취주악단 80여명은 15일 강릉 올림픽 파크 공연에 이어 17일 평창시민 1000여명 앞에서 야외 공연을 선보였다. 취주악단은 <반갑습니다>, <쾌지나칭칭나네> 등 남쪽 관객에게도 익숙한 곡을 연주했다. 주변에 늘어선 북쪽 응원단은 짝을 맞춰 춤을 추거나 기차놀이를 하듯 앞사람 어깨를 붙잡고 공연장을 돌며 볼거리를 더했다. 앞서 취주악단은 한겨레 통일문화재단 주최로 3월18일까지 상지대관령고에서 열리는 ‘고려 황궁 개성 만월대 특별전’을 관람했다. 이 전시는 북한 개성 고려 황궁터 만월대에서 벌인 남북 공동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연 특별 전시다.
강릉/박수혁 황금비 기자,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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