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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2.20 10:39 수정 : 2018.02.21 13:48

‘2018 평창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가 열린 20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민유라-갬린 조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강릉/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피겨 아이스댄스 프리댄스 연기…86.52점 얻어
정치적 논란 탓 가사에서 ‘독도’ 부분은 삭제
민유라 “연기 막바지 울컥하는 감정 느껴져”

‘2018 평창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가 열린 20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민유라-갬린 조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강릉/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 분홍 한복 저고리와 자줏빛 치마를 곱게 차려입은 민유라(23)가 섰다. ‘꼬마신랑’ 느낌의 하늘색 한복 조끼와 감색 바지로 멋을 낸 ‘짝꿍’ 알렉산더 갬린(25)이 곁으로 다가왔다. 슬픈 듯 아름다운 배경음악 ‘홀로아리랑’(노래 소향)이 경기장을 조용히 적시자 이들은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스핀’(돌기)에서는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가녀린 선이 강조됐고, 여성을 공중에 들었다 내리는 ‘리프트’에서도 강렬함 대신 단아함을 뽐냈다. 부채꼴을 그리는 듯한 스케이팅은 한국적 정서를 반영한 아이스댄스의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줬다. 음악이 격정적으로 바뀌고 민유라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가사를 따라 부르며 빙판을 달리는 장면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가 경기장을 메우면서 뭉클함을 더했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대목에 맞춰 이들은 무릎을 꿇고 느린 스핀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팬들은 빙판 위에 꽃다발을 던졌다.

이날 평창겨울올림픽 피겨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민유라-갬린 짝은 86.52점(기술점수 44.61점·예술점수 41.91점)을 얻었다. 최종 성적은 전날 쇼트댄스 점수(61.22점)를 더해 총점 147.74점으로 18위였다. 아이스댄스는 북미·유럽 쪽 심판진이 대부분이어서 서양식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춤으로 연기를 구성해야 높은 점수를 받기 쉽다. 그러나 이날 심판진은 민유라-갬린 짝의 예술점수 5가지 가운데 ‘음악해석’에 가장 높은 점수(7.25점)를 줘 이들의 ‘도전’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홀로아리랑’ 가사 가운데 정치적 논란을 이유로 ‘독도’ 대목을 삭제한 부담까지 이겨낸 값진 결과였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가 열린 20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민유라-갬린 조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강릉/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경기 뒤 민유라는 “(국외 심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워) 위험한 선곡이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한국의 첫 겨울올림픽에서 ‘아리랑’으로 공연하고 싶어 밀어붙였고 결국 해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저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다음 올림픽도 한국 노래로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유라의 짝 갬린도 맞춤한복을 입은 데 대해 “태극기를 몸에 붙이고 스케이팅하는 기분이었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공유할 수 있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갬린은 2015년부터 민유라와 팀을 꾸렸고, 지난해 7월 특별귀화로 한국인이 됐다. 이들은 한국의 올림픽 피겨 첫 프리댄스 출전팀으로도 기록됐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 양태화-이천군이 첫 올림픽에 나섰지만, 쇼트댄스에서 24위에 그쳐 20위까지 주어지는 프리댄스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날 캐나다의 테사 버추(29)-스콧 모이어(31) 짝이 205.28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은 팀 이벤트(단체전)를 포함해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무려 21년 동안 호흡을 맞춘 이들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단체전·개인전 은메달을 합쳐 역대 피겨선수 최초로 5개의 메달을 따냈다.

강릉/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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