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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2.20 20:46 수정 : 2018.02.21 09:17

20일 저녁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의 김아랑이 3위로 달리고 있다.(왼쪽부터) 김아랑이 김예진에게 순서를 넘긴 뒤 빙판 위에 넘어져 있다. 최민정이 결승선을 1위로 들어온 뒤 오른손을 번쩍 들고 있다. 강릉/박종식 김성광 기자 anaki@hani.co.kr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우승
3위로 처지다 6바퀴 남기고 속도
김아랑 2위 오르며 대역전 계기
‘막판 스퍼트’ 최민정 개인 2관왕
중국, 2위 통과했지만 반칙 실격
여자 1000m·남자 500m선
모두 조 1위로 준준결승 올라

20일 저녁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의 김아랑이 3위로 달리고 있다.(왼쪽부터) 김아랑이 김예진에게 순서를 넘긴 뒤 빙판 위에 넘어져 있다. 최민정이 결승선을 1위로 들어온 뒤 오른손을 번쩍 들고 있다. 강릉/박종식 김성광 기자 anaki@hani.co.kr
혹시 실격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모두가 전광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전광판에 순위가 떴고, 한국이 맨 위에 자리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그 누구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세계 최강의 위용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20일 저녁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27바퀴)에서 심석희(21·한국체대)-최민정(20·성남시청)-김아랑(23·한국체대)-김예진(19·평촌고)이 나선 한국 대표팀은 난적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를 따돌리고 1위로 결승선을 끊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분07초361. 간발의 차이로 2위로 들어온 중국과 캐나다는 실격해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탈리아가 은메달을 따냈고, B그룹 결승 1위 팀 네덜란드가 동메달을 이어받았다. 2014 소치겨울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조해리-김아랑-박승희-심석희가 결승에서 역주하며 금메달을 일궈낸 바 있다. 김아랑과 심석희는 올림픽 2회 연속 계주 금메달을 따냈고, 최민정은 여자 1500m 금메달과 함께 한국 선수단 가운데 처음으로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쇼트트랙이 1992 알베르빌 대회부터 겨울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은 여자 3000m 계주에서 1994 릴레함메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이번 평창 대회까지 6차례(총 8번 중)나 금메달을 가져왔다. 1992 알베르빌 대회 때는 출전하지 않았고, 2010 밴쿠버 대회 때는 결승에서 1위를 했으나 실격을 당해 중국한테 1위를 내주고 말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오랜 기간 여자 3000m 계주를 번갈아 제패해왔다. 이번 평창올림픽 이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와 겨울올림픽 등 25차례 국제대회에서 중국이 13번, 한국이 11번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단 한번 월드컵에서 캐나다가 우승한 적이 있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날 쾌거로 지난 10일 남자 1500m 임효준, 17일 여자 1500m 최민정의 금메달을 포함해 그동안 치러진 5개 종목 결승에서 3개의 금메달을 가져왔다. 17일 열린 남자 1000m에서는 서이라가 동메달을 따냈다.

두 바퀴를 남기고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한국은 심석희가 맨 먼저 출발한 뒤 4~3위로 줄곧 처져 있었다. 잠시 2위로 올라섰다가 6바퀴를 남길 때까지 3위로 다시 밀렸다. 그러나 5바퀴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선 뒤 2바퀴를 남기고서는 최민정이 막판 스퍼트로 중국의 판커신을 따돌리고 끝까지 역주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심석희, 김아랑, 이유빈, 최민정, 김예진이 20일 저녁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은 지난 10일 열린 예선 1조 경기에서 초반 넘어져 탈락할 뻔했으나 고비를 넘긴 뒤 이날 결승에서 결국 금메달까지 일궈내는 등 괴력을 보여줬다.

여자 500m와 1500m에서 잇따라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심석희는 경기 뒤 “우선 1500m 끝나고 제가 좋은 성적을 냈을 때보다 많은 분들이 힘을 주시고 응원해주셨다. 그 때문에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앞서 열린 여자 1000m 예선에서는 심석희(1조), 최민정(2조), 김아랑(7조)이 나란히 조 1위로 준준결승에 안착하며 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남자 500m 예선에서도 서이라(26·화성시청), 임효준(22·한국체대), 황대헌(19·부흥고)이 나란히 조 1위로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북한의 정광범(17)은 황대헌과 7조에 속했으나 첫출발 후 곧바로 넘어진 뒤 재출발 때도 넘어져 탈락했다. 남은 남자 500m와 여자 1000m, 남자 5000m 계주 결승은 각각 22일 저녁 8시15분과 저녁 8시29분, 밤 9시에 예정돼 있다. 한국은 남자 계주에서도 결승에 올라 중국, 캐나다, 헝가리와 우승을 다툰다. 강릉/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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