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21 21:19
수정 : 2018.02.2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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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 파독광부 사이에서 태어난 독일방송사 박한울 기자가 20일 오전 강원도 강릉 올림픽선수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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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광원·간호사 부모 둔 한인 2세 박한울씨
독일 국영방송 기자로 ‘평창올림픽’ 취재 활동
한국 국적·한국학 전공 “뿌리 잊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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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 파독광부 사이에서 태어난 독일방송사 박한울 기자가 20일 오전 강원도 강릉 올림픽선수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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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영방송사 <아에르데>(ARD) 박한울(37) 기자는 요즘 동료들에게 “남북통일이 될 것 같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평창겨울올림픽 취재를 위해 지난 5일 한국에 온 그는 파독광원 아버지와 파독간호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동포 2세다. 박씨는 이번 남북한의 개막식 공동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등을 지켜보며 누구보다 감동과 감회에 젖어들었다. 그는 “동·서독의 통일을 직접 체험한 (독일 방송사) 선배들은 한국인인 내 생각을 궁금해한다”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가 시작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통일이 언제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했다. “열아홉살 때 부모로부터 독립하면서 한국말로 대화할 사람이 없어졌다”는 그는 “이대로는 내 뿌리인 한국을 아예 잊고 살게 될 것 같아서 전공을 한국학으로 선택했다”고 했다. 지금도 그의 국적은 독일이 아닌 한국이다. 재외국민인 박씨는 아직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이번 대회 기간 여러 불편을 겪었다. 올림픽 취재를 위한 에이디(AD·특정구역 출입허가) 카드 발급에도 남달리 오래 걸렸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국적을 바꿀 생각이 없다. 한국에 와서 좋은 점으로 화창한 날씨와 음식, 사람들의 시선을 꼽은 박씨는 “독일의 길거리에선 동양인 외모 탓에 어쩔 수 없이 ‘이방인’으로 비춰질 때가 많지만, 평창과 강릉에선 평범한 한국인 중 한 명으로 보여 좋다”고 즐거워했다.
어린 시절부터 텔레비전 스포츠 중계방송을 좋아했던 그는 이제 스포츠뉴스 프로그램인 ‘스포츠샤우’(sportschau)를 만들고 있다. 최근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출연해 국내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박씨는 대회 개막 이후 하루 14시간 방송되는 올림픽 특집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전설적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자사 피겨 스케이팅 해설위원인 카타리나 비트에게 갈비를 소개하는 보도를 하는 등 한국을 알리고 있다. 한편으로, 스키점프 같은 비인기 종목 경기에 한국인 관람객이 많지 않았던 점은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 겨울스포츠의 역사도 짧고 활성화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단계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릉/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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