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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2.21 23:29 수정 : 2018.02.22 00:01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 이승훈(오른쪽부터)과 정재원, 김민석이 21일 밤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빙속 남자 팀추월 은메달
겨울올림픽 4개 메달…아시아 최다
초반 노르웨이가 앞서나갔지만
이승훈 선두로 나서며 ‘역전’
5바퀴때 한국이 다시 역전당해
“든든히 받쳐준 동생들 고마워”
김민석 “값진 은메달 기쁘다”
정재원 “형들이 부족함 채워줘”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 이승훈(오른쪽부터)과 정재원, 김민석이 21일 밤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역시 이승훈이었다.

아깝게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놓쳤지만 3개 올림픽에서 연속 메달을 따냈다. 종목도 올림픽마다 유연하게 바꿔가며 한국 스피드 역사를 새로 썼다. 성실파라는 트레이드마크와 언제나 ‘긍정 마인드’로 행운을 불러오는 사나이가 맞았다.

이승훈(30·대한항공)이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남자 팀추월 결승에서 후배인 정재원(17·동북고)-김민석(19·성남시청)과 호흡을 맞추면서 3분38초52로 노르웨이(3분37초32)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이승훈은 2014 소치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팀추월에서 연속 은메달을 챙겼다. 2010 밴쿠버올림픽 남자 1만m 금, 5000m 은까지 세개 대회에서 연속해 메달 4개를 일궜다.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겨울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이고, 3개 대회 메달 획득도 남자로서는 처음이다. 김민석은 1500m 동메달에 이어 은메달을 추가했다. 17살인 정재원은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둘 모두 아저씨뻘인 이승훈의 울타리에서 합심해 결실을 거뒀다.

한국이 결승에서 만난 노르웨이는 강호다. 노르웨이는 4강전(3분37초08)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2014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3분38초46)를 제압했다. 한국은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단 한번밖에 우승하지 못하는 등 팀추월 결승까지 진출한 것 자체가 상당한 선전이었다. 400m 트랙을 8바퀴 도는 팀추월은 마지막 선수의 골인 시점이 기록이어서 호흡이 중요하다.

한국은 첫바퀴에서 김민석을 선두로 내세워 앞서 달리게 했고, 이승훈과 정재원이 뒤를 따랐다. 초반부터 스퍼트한 노르웨이는 첫바퀴째부터 0.55초차로 앞서 나갔고, 1.5바퀴를 돌았을 때는 간극이 더 벌어졌다. 하지만 이승훈이 선두로 나서 달린 3바퀴 반 시점에서는 한국이 0.13초를 앞서며 역전했다. 그만큼 선두가 유도하는 역량이 팀 전체의 기록을 좌우한다. 하지만 5바퀴를 도는 시점에서 노르웨이에 재역전당했고, 이후부터는 이승훈이 죽을힘을 다해 끌어도 차이는 더 벌어졌다. 이날 이승훈은 전체의 50%인 절반을 선두에서 돌았고, 김민석과 정재원이 나머지를 책임졌다.

1500m 동메달리스트 김민석의 활약도 대단했다. 김민석은 원래 5000m를 주 종목으로 뛰는 장거리 전문 선수였으나,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1500m로 종목을 바꿨다. 중거리에만 집중하고 싶었을 법하지만 그럼에도 김민석은 지구력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3200m를 달려야 하는 팀추월에서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비중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민석의 역할은 팀추월 스타트와 함께 첫 한바퀴를 선두에서 이끄는 것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스타트의 비중은 매우 크다. 첫바퀴에서 충분한 가속을 붙여놓으면 나머지 선수들이 빠른 랩타임을 내는 데 수월하기 때문이다. 김민석은 정지 자세에서 온몸으로 공기저항을 받으며 첫 가속을 붙이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승훈은 경기 뒤 “목표는 금메달이었는데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 동생들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줘 고맙다. 앞으로는 저보다 잘하는 후배들이 되리라 믿는다”며 후배들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김민석도 “값진 은메달을 얻었다. 베이징올림픽이든 어느 대회든 베테랑이 되어서도 열심히 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된 것 같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고, 막내 정재원은 “제가 부족한 부분을 형들이 많이 채워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다음 올림픽 때는 제가 형들에게 힘이 돼서 금메달을 노려보고 싶다”며 서로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강릉/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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