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23 23:48
수정 : 2018.02.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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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3일 밤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연장 끝에 승리를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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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한일전 명승부
마늘과 양파 산지 출신에
양팀 모두 친자매 있고
‘절치부심’ 주장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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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3일 밤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연장 끝에 승리를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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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보다 당연히 마늘이 매웠다. 마늘이 특산물인 경북 의성 출신의 한국 컬링 여자대표팀(스킵 김은정)이 양파 최대 산지인 일본 홋카이도 기타미에 연고를 둔 일본 대표팀(스킵 후지사와 사쓰키)과 명승부 끝에 이겼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친 한국과 일본은 명승부 못지않게 닮은꼴로도 화제다. 한국 대표 ‘팀 킴’이 모두 의성 출신인 것처럼, 일본 대표팀도 전부 같은 고향 출신이다. 인구 5만여명의 의성은 마늘의 고장인 동시에 국내 최초의 컬링경기장이자 훈련장인 경북컬링훈련원이 2006년 만들어지면서 한국 컬링의 성지가 됐다. 오호츠크해 연안에 위치한 인구 12만의 기타미는 특산물이 양파다. 일본 전체 양파 생산량의 12.5%가량을 차지한다. 동시에 기타미는 올림픽 출전 선수만 10명을 배출한 일본 컬링의 성지다. 오호츠크해변에 위치한 기타미컬링홀은 유명한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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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컬링 선수들의 훈련에서 한국의 주장 김은정(오른쪽)과 일본의 주장 후지사와 사츠키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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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스타가 된 ‘안경선배’ 김은정(28), 배우 박보영과 닮아 화제가 된 일본팀 주장 후지사와 사쓰키(27)의 빼닮은 듯한 과거도 눈길을 끈다. 김은정은 2014 소치올림픽을 앞둔 2013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라이벌 경기도청에 패한 뒤 23살 나이에 은퇴를 고민하다 가까스로 마음을 추슬러 이번 평창 무대에 섰다. 후지사와 역시 일본 나가노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컬링팀 스킵으로 2011~2012년 국가대표로 활약했지만, 정작 2013년 대표선발전에서는 라이벌 팀에 져, 소치 대회 출전이 무산된 뒤 그 충격으로 한때 선수 생활을 접었다. 그는 2015년 고향인 기타미에서 지금의 팀원들을 만나 다시 한번 국가대표에 도전해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을 일궈냈다.
잘 알려진 대로 ‘국민 영미’ 김영미(27)와 김경애(24)가 친자매 사이인 것처럼 일본의 요시다 지나미(27)와 요시다 유리카(25)도 친자매다. 언니 김영미가 모교인 경북 의성여고에서 ‘방과후 활동’으로 우연히 컬링을 배우면서 동생을 끌어들여 함께 국가대표가 된 반면, 요시다 자매는 컬링 선수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7살 때부터 자연스럽게 컬링을 접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한 점은 다르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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