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25 22:42
수정 : 2018.02.25 22:57
폐막식장의 남·북·미
태극기·인공기 든 남북선수 입장에
대통령·이방카·김영철 일어나 박수
이방카, 엑소 만나 “믿어지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이 25일 밤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에서 한 공간에 나란히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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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중국 여성 정치인 류옌둥 국무원 부총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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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저녁 8시 강원도의 산과 들, 올림픽 경기장 등 올림픽의 추억을 형상화한 투명 스노볼을 든 어린이를 따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스타디움의 귀빈석에 들어섰다. 문 대통령은 귀빈석에 먼저 와 있던 이방카 보좌관, 김 부위원장 등과 악수를 하고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6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귀빈석에는 문 대통령 부부를 중심으로 김정숙 여사 바로 옆자리에 이방카 보좌관이 앉았고, 류옌둥 중국 부총리도 같은 줄에 앉았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그 뒷줄에 앉았다. 이방카 보좌관과는 한 사람을 사이에 두고 대각을 이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미 대표단 사이에 인사는 없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이방카 보좌관, 김 부위원장은 태극기를 든 우리 선수단과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든 북한 선수들이 입장할 때는 함께 일어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폐막식 말미인 밤 9시55분께 자리를 먼저 떠서 숙소인 서울로 향했다. 폐막식이 끝난 뒤 이방카 보좌관은 따로 요청해 공연에 나섰던 아이돌 그룹 엑소와 가수 씨엘을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만났다. 이방카 보좌관은 “우리 아이들이 당신 팬이다. 이렇게 만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엑소는 이방카 보좌관에게 향초 등을 선물하며 “미국 공연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폐막식 참석 전까지,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남자 봅슬레이 경기에 출전한 미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올림픽에 집중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는 “여기 있는 것이 엄청나게 재미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전날엔 김정숙 여사와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을 관람한 데 이어 미국 남자 컬링팀과 빙속 매스스타트 경기를 응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23일 방한 직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40여분에 걸친 비공개 면담과 만찬을 한 뒤로는 줄곧 평창 등 올림픽 현장에 머물렀다.
앞서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방남했다.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오전 9시49분께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10시11분께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한국 정부에서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북한 대표단을 맞이했다. 김 부위원장은 방남 소감과 ‘천안함 사건’에 관한 기자들의 물음에 대답 없이 지나쳤다. 김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 일행은 곧바로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숙소인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로 이동해 짐을 푼 뒤, 오후 경기 남양주 덕소역에서 3시22분 진부역(평창)으로 가는 경강선 고속열차에 올랐다.
성연철 김지은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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