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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05 18:19 수정 : 2018.03.05 19:09

김철환
장애벽허물기 활동가

평창 겨울올림픽이 지난달 25일로 끝이 났다. 1988년에 이어 30년 만에 다시 치러진 이번 올림픽은 장애인들에게 환호가 아닌 아쉬움으로 남았다.

평창올림픽은 개막식부터 장애인들의 원성을 샀다. 행사 현장은 물론 방송에서 시각, 청각장애인에 대한 서비스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다. 행사장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공식 수어통역은 없었다. 행사를 중계하는 지상파 방송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방송사의 시청 서비스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장애인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장애인단체 장애벽허물기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하게 되었다. 차별진정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도 의견표명을 내놓았다. 평창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장애인들도 같이 즐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올림픽 폐막식과 패럴림픽의 개막, 폐막식 등 행사에 수어통역을 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방송사인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한테도 마찬가지로 행사 중계방송에 수어통역을 제공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치러진 평창올림픽 폐막식 행사 현장에도 수어통역은 없었다. <한국방송>을 제외한 나머지 두 방송사도 행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야 수어통역을 제공하는 등 국가인권위원회 의견표명 내용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는 것에 대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역사상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전광판에 수어통역을 올리는 것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방송사들의 관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장애인은 패럴림픽을 보면 된다는 생각이 방송사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자.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이야기처럼 전례가 없다고 말하기 전에 여러가지 상황을 봐야 한다. 역대 올림픽을 치르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환경적, 기술적인 제약 때문이었는지, 대체 서비스가 있어서 전광판 수어통역을 안 했는지 말이다. 방송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패럴림픽을 겨울올림픽의 부대행사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올림픽은 비장애인의 행사이니 장애인은 패럴림픽을 보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은 다른 행사이다. 겨울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가 총괄하고 있고, 겨울패럴림픽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총괄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에 장애인 선수가 참가할 수 있다. 비장애인도 패럴림픽을 즐길 수 있다. 즉,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별개의 행사이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즐길 수 있도록 연이어 열리는 것이다.

곧이어 패럴림픽이 열린다. 패럴림픽(Paralympic)의 앞글자는 “Para”, 그리스어로 “나란히”의 뜻이 있다. 참가하는 장애인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동반’의 정신이 들어 있다. 더 나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고 ‘같이 나아간다’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정보통신 발달도 상당하다. 문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려는 인식이 문제이다. 따라서 평창올림픽 조직위만이 아니라 아이오시는 한국을 넘어 전세계 장애인들도 올림픽을 같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애인들이 요구한 내용을 수용하는 등 전세계 장애인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 방송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남아 있는 패럴림픽 기간 동안이라도 장애인들에게 완전한 서비스를 했다는 전례를 만들어 다른 나라의 방송사들도 따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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