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07 16:11
수정 : 2018.03.08 09:34
패러 아이스하키 대표팀 골리 유만균 선수
야구선수 경험 글러브로 퍽 잡기 최고
세계 3위 한국 첫 올림픽 메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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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리 유만균이 6일 저녁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 대비 훈련에서 퍽을 막아내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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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을 잡아채는 데 귀신이죠!”
고교 때까지 야구 포수로 활약했던 왕년의 실력이 어디 가랴. 서광석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주전 골리 유만균(44·강원도청)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2006년부터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유만균은 세계 3위 한국의 간판 수문장. 딱 벌어진 어깨와 빠른 반사 신경으로 100㎞ 안팎으로 날아오는 퍽을 잡아챈다. 서 감독은 “근성과 욕심이 강하고 섬세하면서도 열정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패러 혹은 슬레지(썰매) 아이스하키로 불린다. 규칙이나 링크 규격은 비장애인의 것과 똑같다. 다만 스케이트날 두개를 1~1.5㎝ 폭으로 바짝 붙인 썰매 위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고 한쪽 끝에는 송곳, 다른 쪽 끝은 주걱 모양으로 된 스틱 두 개를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팀 엔트리가 17명이고, 피리어드당 시간이 15분으로 일반 아이스하키의 20분보다 좀 짧다.
격렬한 보디체크와 몸싸움, 빠른 경기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는 것은 똑같다. 선수들은 두개의 날을 가능한 한 좁게 장착해 회전을 용이하게 하고, 슈팅도 바닥으로 깔아 치는 것에서부터 위로 띄우는 것까지 자유롭게 한다.
골리는 팀 전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요한 포지션. 서 감독은 “뒤가 든든하면 공격하는 선수들의 마음이 편해진다. 반대로 약하면 불안해서 제 기량을 못 낸다”고 했다. 유만균은 지난해 장애인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 동메달 결정전에서 노르웨이의 14개 유효 슈팅 중 12개를 막아내 3-2 승리의 밑돌을 놨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도 그를 평창올림픽에서 주목해야 할 9명의 선수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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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만균 패러 아이스하키 대표팀 골리.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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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힘은 많이 든다. 퍽을 쫓아갈 때는 땀을 뻘뻘 흘리고 콧물이 나올 정도로 숨 가쁘게 뛰어야 한다. 스케이트화를 신은 양발을 묶어놓은 채 움직여야 하는 상황을 그려보면 이해하기 쉽다.
한국은 8개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18년간 대표팀을 지킨 ‘맏형’이자 주장 한민수(48), 만능 스포츠맨 이종경(45), 골잡이 정승환(32) 등의 활약이 기대된다.
하지만 서 감독은 “우리 팀은 특정인에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17명 모두가 똑같다. 한명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한마음이 돼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B조의 대표팀은 10일 일본(오후 3시30분), 11일 체코(오후 3시30분), 13일 미국(낮 12시)과 조별리그를 벌인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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