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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10 18:35 수정 : 2019.01.11 16:15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한 선수’, ‘고백해준 선수’ 등 이름 거론 피해
“성폭력 사건서 피해자 개인에 초점 행태 지양”
‘심석희법’ 예고 안민석 ‘선수보호법’으로 바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 쇼트트랙 선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10일 정치권도 분노로 들끓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대부분 정당이 이날 아침 회의 때 이 문제를 거론했다.

여당 원내대표 홍영표 의원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엄청난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며 입을 뗐다. 그런데 홍 원내대표는 심석희 선수를 그냥 ‘선수’라고만 언급한 채 이름을 생략했다. 홍 원내대표는 “어렵게 용기내서 고백해준 선수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며 “정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저희가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조재범 코치를 폭행으로 구속까지 시켰지만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또 다른 용기 있는 고백이 있어서 이렇게 문제가 됐다”며 “체육계의 병폐가 굉장히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가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민간 단체들에 대해서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많은 권한을 민간 단체, 특히 대한체육회에 이관했고, 사실상 대한체육회가 빙상협회를 비롯한 선수들의 관리·감독의 책임을 갖고 있다”며 “지금 보면 대한체육회 자체가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한체육회의 근본적인 개혁, 현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에 대한 책임 등을 분명하게 저희가 추궁해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 선수의 성폭행 문제를 넘어 대한체육회의 문제까지도 어떻게 개선할지 대책을 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꽤 긴 발언을 하는 동안 홍 원내대표는 거듭 ‘선수’라고만 거론했다. 홍 원내대표 쪽 관계자는 “당내에서 이 건 관련 대책 법안을 논의하며 기존에 김용균법 등과 달리 성폭력 사건에 대해선 피해자 개인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행태를 지양하자는 차원에서 ‘심석희법’이란 표현을 쓰지 말자는 얘기가 나왔고 홍 원내대표가 이를 반영해 말한 것 같다”며 “사실 보좌진이 준비한 원고에는 ‘심석희’가 있었지만 홍 원내대표가 현장에서 빼고 읽었다”고 말했다.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 초점을 맞추고 2차 피해까지 발생시키는 과오를 줄이자는 노력이 정치권에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뒤이어 마이크를 켠 서영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안민석 의원이 발의를 예고한 대책 법안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되는 ‘심석희법’이 아니라, 더 이상 체육계에서 이러한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체육계 폭력 방지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안민석 의원이 기자회견(10일) 계획을 예고하며 ‘심석희법’이라는 표현을 썼고, 일부 언론에서 이런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한 지적이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언론도 어떤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 선수의 고통을 배가하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이 문제가 없어지게 하기 위해서 어디서부터 어떤 방식의 개혁이 이뤄져야 하는지 제도 개선을 마련하고자 하는 저희를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의원 역시 ‘심석희’를 언급하지 않으며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안민석 의원은 선수를 대상으로 폭행과 성폭행 범죄를 저질러 형을 받은 지도자는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발의를 발표했다. 하지만 전날 예고한대로 ‘심석희법’이라고 하는 대신 ‘운동선수 보호법’으로 표현을 바꿨다. 안 의원은 “피해자 이름으로 하면 제2의 정신적인 상처를 받을 수 있는데 가해자는 선고가 난 상태가 아니라서 가해자 이름을 붙일 수 없어 운동선수 보호법이라는 원론적인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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