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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11 10:17 수정 : 2019.01.12 09:34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시민들이 보낸 편지

“미안합니다.” “용기 내줘서 고맙습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용기있는 고발에 시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백은옥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교수의 첫 편지글에 이어 11일에는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시민 4명이 응원과 지지의 마음을 담아 심 선수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한겨레>에 보내왔습니다. “함께 하겠다”는 그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편지글은 doall@hani.co.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진정한 용기를 보여준 우리의 심석희 선수에게

심석희 선수, 이렇게 이름을 부르니 또 마음이 아파옵니다.

오늘은 또 어떻게 지냈나요? 궁금하고 걱정됩니다.

저는 20년이 넘는 세월, 여성폭력 근절을 위해 일해 온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국회의원입니다.

여성단체에서 활동할 때부터 스포츠계 내의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고, 벌써 10여년 전 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정부 대책들이 있었습니다.

그 대책들이 부족함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아무 역할을 못했다는 것에, 오랫동안 여성폭력 근절 운동을 했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현실의 엄청난 장벽 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다시는 본인 같은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성폭력 사실을 밝힌 심선수의 용기에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그 오랜 세월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생각하면,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좌절과 절망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을 잃지 않고 지키고 사랑해온 심 선수는 진정한 우리의 영웅입니다.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았던 그 모습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심석희 선수, 심 선수가 보여준 용기는 같은 처지의 어려운 상황에 놓인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될 겁니다. 진정한 불굴의 용기를 보여준 심석희 선수, 진정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고 자랑입니다. 저는 어쩌면 앞으로 불어올 지 모를 광풍에 함께 맞서며, 저 역시 당신의 힘이 되겠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 않아도 자신의 고통을 말할 수 있는 날들을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 선수와 함께 합니다. 힘내십시오!

2019년 1월 10일 용인 수지에서 정춘숙 드림

심 선수는 훈련을 끝내고 돌아와 침대에 누워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수면제를 먹고 그래도 눈을 좀 붙였을까요…“안녕하세요?”라고 시작할 수 없는 편지입니다.

하루종일 심 선수 얼굴이 떠오릅니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비슷한 처지의 다른 동생, 친구, 언니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괜찮을까? 종일 생각납니다. 용기 내어 말해주어 고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아 우리에게 알려주어 고맙습니다. 멋지고, 존경스럽고, 반짝반짝 빛납니다.

심 선수의 아픔과 용기가 뿌린 씨앗이 분명, 세상을 더 나아지게 만들겁니다. 부디 길고 긴 치유의 터널을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급하게 잘 통과해 나오길 계속해서 기도할겁니다. 그리고 그 길에 내 기도 뿐 아니라 내 몸도 함께 할 거예요.

심 선수는 제발 잠들었길, 푹 자고 있길 기도해보며, 잠 못 이루는 은평구 아줌마가 보냅니다. ?

‘인필’ 드림

도저히 잠들 수 없어 눈물만 나오고 있을 때 지인을 통해 심석희 선수께 편지를 써 전해주겠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이 울고 가슴을 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셨을 지,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 제가 이제서야 알고 이렇게 눈물과 괴로움과 분노를 더한다는 것이 심석희 선수께 무슨 도움이 될까 싶지만 이 일은 누가 들어도 이렇게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지는 일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마음이 여기에도 하나 더 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시대를, 이 사회를 같이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무얼 하며 살아온 것일까요. 너무나 미안합니다.

저는 더욱 더 성폭력적인 사회에 대해 강하게, 자주 문제제기 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여자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땀흘리는 훈련 과정에서도 선수분들의 인권이 지켜지고 있는 지 생각해보아야 했습니다. 좀더 제 시간과 마음을 내서 했어야 했습니다. 그러지 못해 너무나 미안합니다.

두텁고 더러운 장막을 찢고 말씀해주신 심석희 선수의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이 일은 가해자가 크게 잘못한 일이고, 처벌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소리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이 문화가 존재한다고, 이게 말이 되냐고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당해왔고, 다른 여성들과 약자들이 당해왔고, 이대로라면 계속해서 누군가가 당할 일을 이렇게 두지 말자고 얘기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심석희 선수, 이 고통 만큼의 마음을 담아 지지하고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으로 존경합니다. 혼자가 아니었고, 앞으로도 혼자가 아닐 것입니다. 언제나 잊지 않고 옆에서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유여원 드림

심석희 선수,

불의하고 용납할 수 없는 무자비한 횡포에 굴복하지 않고, 용단을 내린 그 놀라운 용기를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정의가 승리” 할것이라 믿으며, 심선수를 응원하는 모든 국민이 심 선수 편이니, 결코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서 승리를 지켜 보도록 해요.

그 놀라운 용기에 존경을 표합니다.

박지순 드림

어쩌면 이런 폭력의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키며 지내오셨는지

용기와 큰 힘에 감동하고 한편으론 마음이 아려옵니다.

누구에게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삭였던 시간은,

말해도 무엇 하나 해결되지 않고

더 큰 괴로움으로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겠죠.

이제 여기까지 말씀하셨으니

그 뒤는 우리가 같이 할게요.

절대 그냥 없었던 일처럼 넘어가지 않도록

내 일처럼 같이 싸울게요. 힘내세요.

‘muyoung98’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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