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20 18:37
수정 : 2018.04.2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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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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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10건 전달…‘지휘관계’ 의심
‘시그널’ 메신저로 55차례 대화도
경찰, 김경수 조만간 소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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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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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댓글 추천수 조작 의혹’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아무개(48)씨에게 특정 기사의 주소(URL)를 전달하고 “홍보를 부탁한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경찰이 20일 밝혔다. 김씨는 김 의원에게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 의원이 김씨에게 직접 기사 주소를 전달했다는 보도(<한겨레> 17일치 1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둘 사이에 ‘지휘관계’가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다. 경찰은 조만간 김 의원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설명을 종합하면, 김 의원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김씨한테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모두 10건의 기사 주소를 보냈다. 김 의원은 기사 주소와 함께 “홍보를 부탁합니다” 또는 “네이버 댓글은 원래 반응이 이런가요” 등의 메시지도 건넸다.
김씨는 이와 관련해 경찰 조사에서 “김 의원이 우리 쪽에 선플 운동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처리하겠다”는 자신의 대답에 대해서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댓글의 ‘공감’을 클릭하거나 선플을 달도록 알리겠다는 의미”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 1월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 댓글의 추천수를 조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현 정부 들어서도 경제민주화가 이뤄지지 않아 불만이었고 오사카 총영사 부탁을 거절당해 앙심을 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보수세력이 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그랬다’는 과거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과 별도로 대선 당시 김 의원 등 외부의 조직적 지시나 지원이 있었는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기사 주소를 보낸 것으로 확인된 만큼 두 사람의 관계는 물론 이번 (매크로) 사건과 연관성을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며 “드루킹 등에 대한 조사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김 의원 소환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김씨와 김 의원이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시그널’이라는 메신저를 통해 수십차례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김씨가 39차례, 김 의원이 16차례 메시지를 전송했다. 경찰은 또 김씨가 1월 이후 3월 기사 6건에 대해서도 추천수를 조작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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