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5 10:25
수정 : 2019.01.1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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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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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환으로 조사 마무리 방침
이르면 이번주 구속영장 청구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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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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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5일 검찰에 세번째로 소환됐다. 자신의 조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지난 12일 검찰청에 나온 것을 포함하면 네번째다. 검찰은 이날 소환으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이 세번째 검찰 조사를 위해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왔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의 예산 3억5천만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 등을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한 내용에 대한 조사는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1차 조사에 이어, 14일 진행된 2차 조사에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한다. 물증이 비교적 뚜렷한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실무진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후배 판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선 두차례 조사에서 일본 전범기업 강제노역 소송 재판 개입 의혹, 법관 인사 개입 의혹, 헌법재판소 견제 목적의 재판 개입 의혹 등 핵심 사안을 포함해 40여개에 이르는 혐의에 대한 양 전 대법원장의 진술을 들었다.
검찰의 소환 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지면서 이르면 이번주 중에 양 전 대법원장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의 진술이 그동안 검찰이 조사했던 전·현직 판사 100여명의 조사 내용과 다른 부분이 많고, 양 전 대법원장과 다른 판사들의 관계에 비춰 말맞추기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달 초 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 청구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기 이르다. 조사가 마무리된 후에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뿐 아니라 사법농단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들의 신병처리와 기소 여부 등도 조만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구치소 방문조사를 시도했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최근 재소환하는 등 ‘재판거래’ 상대방에 해당하는 청와대 쪽 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마무리한 바 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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