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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24 20:12 수정 : 2018.07.25 16:04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계엄문건 보고 국방장관과 기무사령관 진술 엇갈려
국방장관 위수령 발언 놓고도 서로 진실 주장
“군인의 명예 걸고”에 “완벽한 거짓말” 공방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국회에서는 기무사령관의 계엄령 문건 보고 상황과 국방장관의 위수령 관련 발언을 놓고 낯뜨거운 진실공방이 펼쳐졌다. 국방장관과 기무사령관이 서로 엇갈리는 진술을 내놓는가 하면, 현역 기무부대장의 폭로성 발언을 국방장관이 거짓말이라고 공박하는 전례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3월16일 ‘계엄령 문건’을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보고할 당시 사안의 위중함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20분 동안 직접 설명했다고 말했다. 5분 정도 얘기하고 문건을 책상 위에 두고가라고 했다는 송 장관의 기존 설명을 뒤집는 발언이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 사령관은 '송 장관에게 보고할 때 송 장관이 바쁘니까 놓고 가라고 했다는데 맞느냐'는 서청원 무소속 의원의 질문에 "이 사안의 위중함을 인식할 정도로 대면보고를 했다"고 답했다. 이 사령관은 이어 '얼마 동안 보고를 했느냐'는 황영철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20분 정도”라고 답했다. 그러나 송 장관은 “5분 정도 보고를 받았다. 문건이 아니고 지휘 일반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문건은 두꺼워서 다 볼 수 없으니 놓고 가라고 했다"는 기존 설명을 되풀이했다.

황 의원은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자 "이 사령관은 송 장관에게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할 정도로 보고했다고 한다. 왜 거짓말을 하는가"라고 송 장관을 추궁했다. 송 장관은 이에 "저는 평생 정직하게 살아왔다. 증인이 있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그러면서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장관이 지난 9일 "위수령 검토는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는 현직 기무부대장의 폭로성 발언을 놓고도 진실공방이 오갔다. 100기무부대장 민병삼 대령은 "장관은 7월9일 오전 간담회에서 '위수령 문건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내가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민 대령은 "장관은 여러 업무를 소관하기 때문에 기억이 안 날 수 있다. 그러나 저는 기무사령부 관련 말씀이어서 명확히 기억한다"며 "저는 36년째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이다. 군인으로서 명예를 걸고, 양심을 걸고 답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이 "민 대령 말이 사실이냐"고 추궁하자, 송 장관은 "완벽한 거짓말이다. 대장까지 지낸 국방부 장관이 거짓말을 하겠나. 장관을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민 대령은 "당시 간담회 내용은 운영과장이 피시(PC)에 쳐서 기무사에 보고했다. 그 내용이 다 있다"고 반박했다. 민 대령은 '그러면 그 문건을 제출해달라'는 이주영 한국당 의원의 요구에 "제 직권으로는 할 수 없고 상부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회의실에 있던 이 사령관이 "제출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기무사령관과 기무부대장이 함께 국방장관을 몰아세우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송 장관의 군사보좌관인 정해일 준장이 송 장관을 거들고 나섰다. 정 보좌관은 “장관이 2월경 위수령 검토는 큰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이야기하면서 위수령은 현 법령에 맞지 않기 때문에 폐기하라고 했다. 그리고 정확히 4월9일 위수령 폐기를 결재했다. 따라서 7월에는 위수령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없었다”며 “민 대령이 혼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 대령은 36년 군생활을 했다고 했다. 기무사에서 25년 근무했다. 저는 동명부대 지휘관, 판문점 대대장을 했다. 순수한 야전 군인이다. 지휘관 발언을 왜곡 각색하고 국민 앞에 보고한다는 것은 굉장히 경악스럽다”며 민 대령을 비난했다. 정 보좌관은 3월16일 기무사령관의 보고와 관련해서도 “제가 기록을 갖고 있다. 기무사령관은 그날 10시38분 국방부 본관 2층에 들어왔다. 보좌관실 실무자들 7~8명과 악수하고 10시50분에 장관실에 들어가서 5분간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노지원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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