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8.07.24 17:53 수정 : 2018.07.24 22:26

23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그리스 아테네 인근 키네타에서 차량을 이용해 대피하려는 지역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기와 불길이 섞인 하늘은 주황 빛을 내고 있다. 아테네/AFP 연합뉴스

강한 바람 타고 불길 번져 고립된 주민 속출
해변가 가족 단위 관광객도 잇달아 참변
한낮 40도 넘는 불볕더위에 건조한 날씨
스웨덴에서도 지난주 시작된 산불 진압 안돼

23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그리스 아테네 인근 키네타에서 차량을 이용해 대피하려는 지역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기와 불길이 섞인 하늘은 주황 빛을 내고 있다. 아테네/AFP 연합뉴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서 대형 화재가 잇따라 60명이 사망하고 170여명이 부상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이 지역 주민들과 차량·요트, 해군 함정 등을 대피시켰다.

화재는 아테네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유명 관광지 키네타와 동쪽 항구도시 라피나에서 산발적으로 시작됐다.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고립된 주민과 관광객이 속출했다. 아테네에서 북동쪽으로 40㎞ 거리에 있는 휴양지 마티에서도 불이 나 다수의 희생자가 나왔다. 집 수백 채와 차량 수백 대가 전소했다. 그리스 정부는 아테네 인근 3곳에서 동시에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보스니아 방문 일정을 중단하고 아테네로 돌아온 뒤 “진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이들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피령을 내렸다.

※ 그래픽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에스엔에스(SNS)에는 검은 연기로 뒤덮인 하늘, 무너진 건물 사이로 불길을 피해 탈출하는 시민들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주민들은 불길을 피해 바닷속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마티 바닷가 리조트에 있던 코스타스 라가노스는 “다행히도 바다 근처라서 우리는 바다로 들어갔다. 불길이 우리를 물속까지 쫓아오려 했다”, “등 뒤에 불길이 들이닥친 상황에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니코스 오이코노모폴로스 그리스 적십자사 대표는 “한 해변 별장에서 적십자사 구조대가 가족으로 보이는 주검 26구를 발견했다. 이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아테네와 인근 지역은 섭씨 40도를 넘는 불볕 더위로 산불이 날 수 있는 최적의 상태였다. 대표적 유적인 아크로폴리스는 전날 무더위에 오후 2~5시까지 일시적으로 문을 닫기도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아테네 유적들이 아직은 안전하지만, 내륙 방향으로 불이 격렬하게 타오르면서 아테네 중심부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반구를 강타한 ‘열돔’ 현상으로 핀란드, 노르웨이, 라트비아 등 북유럽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35도가 넘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지난 18일 시작된 산불 일부가 여전히 진압되지 않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 5월부터 전례 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 이웃 나라에서 비행기와 차량을 동원해 수습을 돕고 있으나 기온이 다시 치솟기 시작하면서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스웨덴은 이미 2만5000㏊의 삼림이 불에 탔거나 타고 있다. 이는 프랑스 파리 면적의 2배 규모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