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1 14:50
수정 : 2018.08.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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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기온 현황.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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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15.5일·열대야 7.8일 역대 2위
장마기간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짧고
열대 대류활동 북태평양고기압 강화
중위도 제트 약화로 대기 흐름 정체
북극 제트는 강화돼 찬공기 남하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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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기온 현황.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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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한달 동안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5.5일, 열대야 일수는 7.8일로, 1973년 통계작성 이후 1994년에 이어 두번째로 더운 7월로 기록됐다. 평년(1981~2010년 30년 평균)에 비해 폭염일수(평년값 3.9일)는 4배, 열대야 일수(평년값 2.3일)는 3.4배에 이른다.
기상청은 1일 폭염의 원인에 대해 “대기 상층에 발달한 티베트고기압과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크게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가 일찍 끝나고 무더위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곧 대기 상층에 발달한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까지 확장해 상층에 고온의 공기가 계속 유입되고 대기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된 데다 맑은 날씨로 강한 일사 효과까지 3박자로 더해져 폭염이 지속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7월 하순 제10호 태풍 ‘암필’이 북상해 24일께 중국에서 약해지면서 남긴 뜨거운 수증기가 한반도로 들어와 폭염이 강화되고, 이어 29~31일에는 일본에서 약화된 제12호 태풍 ‘종다리’의 여파로 동풍 기류가 유입돼 동풍(푄) 현상으로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폭염이 계속됐다.
기상청은 한반도의 기상 상황이 중위도 제트 기류의 약화와 양의 북극진동에 따른 극 지역의 제트기류의 강화 등으로 발생하고 있는 세계적 폭염 현상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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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20일 중위도 지역의 기압계. 200hPa 고도 편차로 빨강은 평년보다 기압이 높은 것을, 파랑은 평년보다 낮은 것을 나타낸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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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올해 초 라니냐가 물러나고 난 뒤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최근 필리핀해 부근에서 상승기류(대류활동)가 활발해지고 이 기류가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서 하강기류(대류억제)로 바뀌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강화에 일조했다.
여기에 중위도 제트기류(8~18㎞ 상공에 폭이 좁고 속도가 강한 편서풍)가 약해져 대기 상층의 흐름이 정체돼 고기압들이 동서 방향으로 늘어서 있는 기압계가 나타난 것도 폭염의 원인 가운데 하나이다. 이 기압패턴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북미·중동·유럽 등 여러 지역에서 폭염과 산불 등 기상 재해를 일으키고 있다.
셋째 극 지역의 제트기류가 강화돼 극 지역 발원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는 것도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이런 현상은 7월 초부터 북극에 강한 음의 고도편차가, 중위도지역에 양의 고도편차가 위치하는 ‘양의 북극진동’ 현상이 나타나면서 예견돼왔다.
7월의 평균기온은 26.8도로 평년에 비해 2.3도 높았고, 평균 최고기온은 31.6도로 평년보다 2.8도 높았다. 평균 최저기온도 22.9도로 평년보다 1.8도 높았다. 일조시간은 250.8시간으로 평년(102.9시간)의 두배가 넘고, 반면 강수 일수는 7.6일로 평년(14.4일)의 절반 수준이었다. 평균기온, 최고기온, 일조시간은 역대 최고 2위, 강수 일수는 역대 최소 2위였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화보] 폭염, 전국이 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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