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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1 16:13 수정 : 2018.08.01 21:34

31일 섭씨 37도까지 기온이 올라간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한 시민이 물방울로 얼굴을 식히고 있다. 프라하/로이터 연합뉴스

곳곳 산불, 물고기 폐사, 인명피해 등 문제 속출
전문가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장기적 결과”
“유럽 일부, 5천만년 전 열대기후 복귀” 전망도

31일 섭씨 37도까지 기온이 올라간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한 시민이 물방울로 얼굴을 식히고 있다. 프라하/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의 기록적 불볕더위가 북유럽에 이어 남유럽까지 강타하고 있다. 온실가스 증가 탓에 이번 세기말 유럽 일부 지역이 5000만년 전의 열대기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에이피>(AP) 통신은 1일 북아프리카에서 이동한 뜨거운 기단의 영향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기온이 급등해 이번 주말께 역대 최고 기온인 섭씨 48도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관측사상 스페인의 최고 기온은 47.3도, 포르투갈은 47.4도였다. 유럽 전체 최고 기온은 1977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관측된 48도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50개 주의 절반이 넘는 27곳에 폭염특보를 발효하고, 산불에 대비해 소방관 1만1000명과 소방용 비행기 56대를 대기시켰다.

유럽을 강타한 혹서가 두달 가까이 이어지며 여러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북극권에 위치한 스웨덴의 기온이 연일 30도를 돌파하며 50군데 이상에서 산불이 났고, 시베리아에선 800㎢의 광대한 삼림이 불타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 주변에서 지난 7월23일 발생한 산불로 100명 넘게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에선 강과 호수 온도 급상승으로 물고기가 대량 폐사했다. 함부르크에서는 지난 주말 폐사된 물고기를 5t 넘게 건져냈고, 소방당국은 호수의 산소 농도를 높이려고 신선한 물을 쏟아붓는 중이라고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독일의 일부 원자력발전소는 냉각수로 쓰는 강물이 뜨거워 발전량을 크게 줄였다.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노동생산성 저하 등으로 경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독일 드레스덴을 통과하는 엘베강이 31일 가뭄 탓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드레스덴/로이터 연합뉴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전세계에서 기록적 더위가 확산돼 북극권에서 30도, 미국에선 50도가 넘는 이상 기온이 관찰되고 있다”며 “이는 온실가스 증가에 의한 장기적 지구 온난화 경향과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혁명으로 인류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대량 방출하며 지구 온도는 1880년에 비해 1도 정도 올랐다. 앤드루 킹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대 교수는 여기서 다시 기온이 0.5도 오르면 유럽에서 최고 기온을 경신하는 지역 인구는 현재 4500만명에서 9000만명으로, 1도가 오를 경우 1억6300만명으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영국 브리스틀대 연구팀은 31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온실가스로 인해 21세기 후반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팔레오세’(초기 고제3기)인 4800만~5600만년 전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당시 토양 화석 등을 분석해 보니 그때 서유럽과 뉴질랜드의 연중 기온이 23~29도였으며, 이는 현재 기온보다 무려 15도나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추세라면 유럽 일부 지역은 5000만년 전처럼 열대기후로 돌아갈 수 있다며, 인류 전체에 ‘심각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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