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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20 05:00 수정 : 2018.08.22 09:18

태양광 발전 패널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폭염의 경고, 에너지 전환이 답이다
② 역주행하는 에너지 정책

온실가스 책임 크지만
배출총량 제도로만 규제
그나마 탄소배출권 사오기로 해결
“신재생 의무할당제 확대하자”

태양광 발전 패널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0.01%. 우리나라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소비 비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딸린 에너지공단은 해마다 연간 2000toe(석유환산톤·1toe는 원유 1t이 갖는 열량을 뜻하며, 월 310㎾h를 쓰는 가구가 1년 2개월 동안 쓸수 있는 전력량과 같음) 이상을 쓰는 에너지 다소비 업체들의 에너지 사용량과 절약 현황 등을 통계로 만든다. 2017년도 통계를 보면, 대상으로 신고한 기업 2950곳이 국내 에너지소비량의 42%에 해당하는 9만7573toe를 썼다. 이 가운데 직접 생산해 사용한 신재생에너지는 9653toe에 그친다. 많이 쓰는만큼 온실가스 배출 등에 책임이 크지만, 관련 규제나 세제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 다소비 기업에 대한 국내 유일한 규제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 제도다. 이마저도 기업들은 전체 감축량의 3분의 1을 국외에서 탄소배출권을 사오는 ‘쉬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환경부가 지난달 28일 국외 감축분을 기존 9600만t에서 1600만t으로 줄이고, 대신 국내 감축분을 늘리는 내용의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발표했지만, 산업계의 반발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너지공단이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와 엘지(LG)전자 등 기업 20여곳과 함께 에너지사용 효율을 높인 기업에 우수사업장 인증서를 주는 ‘에너지 챔피언 기업’ 선정 캠페인을 하고 있지만,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고 있어 대표 에너지 다소비 기업인 현대제철과 삼성전자는 빠져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달 “2020년까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3.1GW 규모로 늘리겠다”는 자체 계획을 내놨다.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에 ‘신재생에너지 의무발전 할당제도’(RPS)를 개편 확대해, 에너지 다소비 기업의 온실가스 저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아르피에스제도는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 6곳, 대형 민간발전사업자 14곳 등 총 21곳에 한해 시행되고 있다. 이들은 한해 생산 전력 가운데 5%를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생산하거나, 부족하면 재생에너지 사업자로부터 공급 인증서(REC)를 구매해야 한다. 의무 공급 비율은 매년 1%포인트씩 높아져 2023년엔 10%가 된다. 송유나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정책연구실장은 “아르피에스로 생긴 생산자의 비용 부담은 전기요금 원가에도 반영되므로 일반 사용자들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라며 “탄소 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기업에도 마찬가지로 신재생에너지 사용 및 투자 의무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 사용자가 한전이 아닌 재생에너지 사업자로부터 전기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있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직접 구매 제도로 소비자 선택권을 만들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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