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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브리타마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중국을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e스포츠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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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e스포츠, 미숙한 경기운영에도 연전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인터넷·모바일 게임을 스포츠화한 'e스포츠'를 시범 종목으로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이하 롤), 스타크래프트2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게임을 종합 스포츠 경기 대회 무대로 올려놓은 것이다. e스포츠 종주국을 자부하는 한국은 수십억 연봉을 받는 스타 프로게이머들로 국가대표 드림팀을 꾸려 아시안게임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특히 '페이커' 이상혁(22·SK텔리콤 T1), '기인' 김기인(19·아프리카 프릭스),'스코어' 고동빈(26·KT 롤스터), '피넛' 한왕호(20·킹존 드래곤X), '룰러' 박재혁(20·Gen.G LoL), '코어장전' 조용인(24·Gen.G LoL) 롤 포지션별 최고 게이머가 모인 롤에 대한 관심이 높다.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브리타마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 롤 대표팀의 A조 조별리그 경기 중국전은 한국에서도 지상파 방송사에서 생중계하고,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점령하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다.
롤 대표팀의 인기는 자카르타 선수촌에 입촌한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도 하늘을 찌른다.
특히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이상혁 등을 알아보고 '셀카' 요청을 한다고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전했다.
자카르타 브리타마 아레나에는 원정 응원단들도 왔다. 코스튬플레이 모임 '티티클' 소속으로 화려한 분장을 하고 와 눈길을 끈 김소현 씨는 "피넛 팬인데, 제가 경기를 보러 올 때마다 피넛이 이겼다. 오늘도 이기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e스포츠에 대한 인기와 관심에는 못 미쳤다.
e스포츠 경기장은 대형 스크린에 빨강, 파랑, 하양 조명이 어우러져 제법 화려했다. 메인 무대에서 하는 경기는 영어로 현장 중계를 해줘서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그러나 메인 무대에서 하는 경기가 아니면 현장에서 경기 내용을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한국 롤 대표팀은 1차전 베트남전을 메인 무대 바로 밑에 마련된 보조 경기장에서 했다. 보조 경기장이라고는 해도, 대회 운영 인력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었다. 칸막이 너머에서는 모바일 게임 '클래시 로열' 선수가 휴대전화로 게임을하고 있었다.
한국은 베트남을 16-8로 이기며 첫 승을 따냈다. 초반에는 약간 밀렸지만, 미드라이너 역할을 하는 이상혁 주도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상혁은 8킬, 4어시스트로 활약하며 이름값을 했다.
베트남을 제압한 한국은 최대 난적인 중국과 2차전을 앞두고 약 1시간 30분 휴식했다. 중국전은 현지 시각으로 낮 12시 30분에 시작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식사도 함께 해결해야 했다.
주최 측이 제공한 음식은 식빵 세 봉지였다. 선수들은 식빵과 물로 배를 채웠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도핑 문제 때문에 여기서 제공하는 음식만 먹고 있다. 제공된 음식은 다른 참가 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도 "선수들에게 이런 환경은 처음일 것이다. 아마 연습장 환경보다도 못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중국전에 출전하려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중국전은 메인 무대에서 했다. 중국은 1차전 카자흐스탄전도 메인 무대에서 했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으로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종목 채택에 힘을 쓰고 있다.
문제는 경기 중에도 터졌다. 통신 장애 등 문제로 경기가 수차례 중단된 것이다.
한국이 앞서던 상황이었다.
집중력을 끌어 올려 전투하던 선수들은 갑자기 흐름이 끊겨 곤혹스러워했다. 선수들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경기 재개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중계 화면에는 하품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잡혔다.
게이머들은 '야행성'이 많다. 보통 밤새 게임 연습을 하고 새벽에 잠자리에 들고 오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은 경기 일정상 오전 6시에 기상하고 있다. 버스로 이동하면서 '쪽잠'을 자며 잠을 보충한다.
중단 시간이 이어지자 경기장 관중석의 5분의 1 정도를 채운 관객도 휴대전화를보며 지루한 시간을 달랬다.
통신 문제로 렉이 너무 많이 걸려서 한국과 중국 팀 모두 '게임을 계속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해 중단이 선언된 것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재경기를 해야하나싶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40분을 훌쩍 넘기고서야 게임은 다시 시작했다. 게임 재개와 거의 동시에 한국은 중국을 무너트리고 승리를 가져갔다. 주장 고동빈은 "우리가 유리한 상황이었기에 중단 상황에서 압박감은 없었다"며 쾌승 비결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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