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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9.13 22:55 수정 : 2018.09.17 15:55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 셋째)가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방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차관, 김 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한승희 국세청장.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9·13 부동산대책] 종부세 개편안

1주택자
‘찔끔 인상’ 7월 개편안보다 강화
“시세급등 주택 공시가 적극 반영”

다주택자
19억집 228만원↑30억집 717만원↑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도 중과
‘지방집 팔고 서울집 보유’ 차단해

세수효과 2700억 늘어난 4200억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도 언급해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 셋째)가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방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차관, 김 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한승희 국세청장.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부가 발표한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있다. 특히 다주택자와 함께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일컬어지는 초고가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정부가 여전히 ‘핀셋 처방’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이날 나온 종부세 개편 수정안을 보면, 과표 6억원 이하 구간을 3억원 이하와 3억~6억원 구간으로 세분화하고 과표 3억원 초과분부터 세율을 0.2%~0.7%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과표구간별로 0.5~2.0%인 종부세율이 0.5~2.7%로 올라간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함께 조정대상지역(서울 전역, 세종 등 43곳) 내 2주택자는 0.1%~0.5%포인트 세율이 중과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중과세율까지 합해 최고 3.2%까지 세율을 적용받는다. 과표 6억원 초과분에 대해 세율을 0.1%~0.5%포인트 인상하고,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중과세율 0.3%포인트를 적용하기로 한 애초 정부 개편안보다 강화된 수준이다.

시행령 개정 사안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재 80%에서 연간 5%포인트씩 인상해 2022년까지 100%로 올리기로 했다. 애초 90%까지만 올리기로 했던 목표치를 수정한 것이다. 급격한 세부담 상승을 막기 위한 세부담 상한율도 현행 150%에서 300%로 풀었다. 기존에는 아무리 세금을 올려도 보유세 부담이 50% 이상 높아질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3주택 이상이거나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가지고 있는 경우 주택 합산가격이 시가 30억원일 경우 보유세(종부세+재산세) 부담이 내년에 717만원 늘어난다. 애초 정부안에 따른 세액 증가분(425만원)보다 292만원가량 많아지는 셈이다. 고가 1주택자의 세부담도 늘어난다. 23억6천만원짜리 집 한 채를 가진 사람의 보유세 부담은 내년에 106만원 늘어나 애초 정부안(28만원)보다 78만원 많은 수준이다. 1주택자의 양도세 감면 요건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9억원 이상 고가 1주택자는 10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세 80%를 공제받을 수 있었는데, 여기에 2년 이상 실거주하는 요건을 추가했다.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도 조정대상지역 내에서는 현행 ‘기존 주택 3년 내 처분’에서 ‘2년 내 처분’으로 강화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보유세 강화 방침을 밝히고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7월 개편안을 발표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찔끔 인상’에 그쳤고, 발표 직후 서울 집값은 이례적으로 급등했다. 보유세 강화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시장에 낙관적인 신호를 준 탓이라는 평이 나왔다. 1주택자의 경우에는 시가 23억원가량 되도 세율 인상 적용을 받지 않을 정도로 다주택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탓에 투기 수요가 ‘똘똘한 한 채’에 몰리며 서울 강남 4구, 마포, 용산 등을 중심으로 집값을 급등시킨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결국 여당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이번 부동산 대책에서 종전 정부안보다 더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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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세부담 증가의 영향을 받는 이들의 규모는 제한적이어서 전반적인 시장 안정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시가 18억원(과표 3억원) 정도 되는 주택 한 채를 가진 사람의 세부담은 현재보다 10만원 늘어나는 수준이다. 애초 정부안보다는 5만원 늘었지만 실질적 부담이 되기엔 미미한 수준이다. 과표가 12억원인 경우 1주택자의 세부담은 357만원, 다주택자는 717만원 늘어나지만 2016년 기준 종부세 과표가 12억원이 넘는 사람은 모두 합쳐 전국에 6001명뿐이었다. 종부세 개편에 따른 세수효과는 주택분의 경우 애초 정부안 1500억원보다 2700억원이 늘어난 42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정부는 보유세 부담을 실질적으로 결정짓는 공시가격에 대한 현실화 방침도 언급했지만 목표 현실화율 등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아 투기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공시가격은 아파트의 경우 시가의 60~70%, 단독주택의 경우 40~50% 수준에 불과해 세부담을 크게 낮춰주고 있다. 특히 집값이 크게 오르는 고가주택일수록 공시가격 상승이 시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시가 반영이 잘 안 되는 탓에 세부담이 더 크게 떨어졌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지금 부동산 시장 상황은 일부 다주택자가 아니라 온 국민이 지금 집을 갖지 않으면 피해를 본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걸 압도할 정부의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여전히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만 잡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허승 정은주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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