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16 18:39
수정 : 2019.09.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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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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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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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주택시장 안정대책인 ‘9·13 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됐다. 9·13 대책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대출 규제 등 투기억제 대책, 실수요자를 위한 청약제도 개편, 수도권 30만가구 신규 건설 등 공급 대책이 총망라됐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9·13 대책 이후 올해 9월 초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27% 하락했다. 강남 4구인 강남·강동·서초·송파구는 평균 2.95% 내렸다. 뚜렷한 하락세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9·13 대책 직전까지 ‘미친 집값’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던 때와 비교하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는 내릴 만하다. 9·13 대책 이전 1년 동안엔 서울 아파트값은 8.53%, 강남 4구는 11.9%나 올랐다. 또 무주택자에게 유리하도록 청약제도를 바꾼 결과, 분양시장도 갭투자 등 투기세력 유입이 차단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점차 개편되고 있다. 9·13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을 미루면 전세값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전셋값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서울 전셋값은 평균 2.24% 내렸다.
일부에선 주택 거래 감소를 부작용으로 꼽고 있으나 꼭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의 월평균 주택 거래는 8758건으로 9·13대책 이전 1년 간의 1만4190건에 비해 38.3% 감소했다. 집값 하락에도 거래가 줄어든 것은 여전히 집값이 너무 비싼 탓이 크다.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에 나서려면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
보수언론들은 지난 1년 내내 ‘부동산시장 침체’ ‘거래 절벽’ 등 호들갑을 떨며 부동산 규제를 풀라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흔들리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다. 다른 정책도 그러하지만 특히 부동산정책은 무엇보다 일관성이 중요하다. 과거 부동산시장 동향을 돌아보면, 정부가 물렁한 모습을 보일 때 어김없이 투기가 기승을 부렸고 집값이 치솟았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2017년 ‘8·2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값 급등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정부가 예상보다 후퇴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내놓는 바람에 집값이 다시 급등한 적이 있다.
이런 점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놓고 정부 부처 간에 엇박자가 나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오르자 지난달 초 국토교통부가 민간택지에 건설되는 아파트에도 10월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경제 상황과 집값 동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과 시장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분양가에 낀 과도한 거품을 빼는 분양가 상한제는 경제 상황에 따라 시행 여부를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집값 불안에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애초 계획대로 10월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해야 한다.
저금리 상황에서 넘쳐나는 시중 부동자금은 집값 불안의 뇌관이다. 이 뇌관이 터지지 않도록 시중 부동자금이 생산적인 경제활동으로 흘러가게 물꼬를 터줘야 한다. 규제 완화 등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부동자금이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하는 자금으로 사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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