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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11 14:21 수정 : 2018.10.12 16:16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동열 야구 국가 대표팀 감독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국정감사 증인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에
연봉·판공비·근무 형태 등 무차별 공격
“야구 공부 더 하라” 되레 역풍 맞아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동열 야구 국가 대표팀 감독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에 한 질의를 놓고 누리꾼들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 선발 과정을 비판해 온 손 의원이 감독의 연봉이나 근무 형태 등을 물고 늘어지면서 근거나 야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질의를 한 탓이다. 답변을 제대로 듣지 않고 끊거나 ‘호통’ 치는 질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손 의원은 10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선동열 감독에게 “선수 시절 광팬이었다”며 질의를 시작했다. 그는 선 감독이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이 된 과정을 묻는 과정에서 ‘연봉’ 얘기를 꺼냈다.

-연봉 얼마나 받으세요.

=저요? 2억 받습니다.

-판공비는요?

=다 포함돼 있습니다.

-아니라던데요. 무제한이라고 들었습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한테 들었는데, 연봉 2억에 판공비는 무제한으로 처리해 드리겠다고 했다는데요.

선 감독이 “전혀 아니다”라고 답하자 손 의원은 “더 알아보겠다”고 했다. ‘무제한 판공비 의혹’은 그걸로 끝이었다.

이어 그는 선 감독의 ‘근무 시간’을 따졌다. “출근을 몇 시에 해서 몇 시까지 일하시냐”는 질문에 선 감독이 “일이 있을 때마다”라고 하자 “2억 받으시면서요?”라고 되물었다. ‘티브이를 통해 하루 5경기를 체크한다’는 선 감독의 답변은 “너무 편한 감독하는 거 아니냐”는 호통으로 이어졌다. 프로야구 경기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5경기가 3~4시간씩 열리는데 손 의원은 선 감독에게 왜 구장에 가지 않느냐고 편하게 감독하느냐고 따진 것이다. 손 의원은 또 선 감독이 연봉과 판공비를 KBO로부터 받기 때문에 대표팀에 아마추어 선수를 뽑지 않은 것이라는 무리한 논리를 펴기도 했다.

선수 선발의 공정성에 대한 질의에서도 손 의원은 차분히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는 대신 “특정 후배를 돕고 싶어서 공정하지 않지만 우승하고 싶어서 결정 내린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지난 6월11일 대표팀 선발 회의에 대해선 “3시간 동안 그리 길게 회의한 이유가 뭐냐. 7명이 모여서 왜 3시간이나 회의를 했냐”고 따졌다. “소신 있게 뽑았다”는 선 감독에게 그는 “선 감독 때문에 야구팬이 20% 줄었다. 그 우승(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렵다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과하든지 사퇴하든지 하라”고 했다.

국감이 끝난 뒤에도 손 의원은 자신의 ‘소신’을 거듭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 감독을 선의의 피해자라고 본 제가 바보였습니다. 다시 갑니다. KBO 그리고 KBSA(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 야구 적폐부터 제대로 밝혀 보겠습니다. 야구팬 여러분들의 성원 부탁합니다”고 썼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비판 댓글이 수십 개 달렸지만 손 의원은 자신의 주장을 계속 밀고 나갔다. “야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야구 감독 연봉 2억원은 과분한 금액이 아니라고 본다. 단지 투명하게 집행되고 금액에 응당한 업무를 하게끔 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지가 문제”라는 댓글에 손 의원은 “상근 감독들과 전임 감독은 다르다. 집에서 프로야구 경기 티비 보면서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감독에게는 과하다”고 썼다. “우리나라 야구의 앞날을(이) 저런 감독에게 달려 있다니요”라고도 했다.

‘야구도 모르면서’ 무의미한 질의만 했다는 비판 글은 계속됐다.

“질의에 대한 충분한 이해부터 공부하고 나오셔서 질의를 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요? 야구는요, 직관(직접 관람)으로 보면 잘 안 보여서 전문적인 분석이 들어갈 때는 TV로 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야구팬들이 선 감독의 연봉을 문제 삼고 있는가? 질문을 하려면 포인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시라.”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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