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29 14:57
수정 : 2018.10.2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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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15일 오후 사드 배치에 대한 주민 설명을 위해 경북 성주군 군청을 찾았던 황교안 국무총리가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주민들에 의해 버스에 갇혀있다가 승용차량을 갈아타고 있다. 성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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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성주 차량사고 블랙박스 편집 의혹 제기에
이채익 “정상적 공무집행인데…전직 총리 흠집 내지 말라” 반발
홍익표 “국감장이 황교안 지키는 자리냐” 여야 의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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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15일 오후 사드 배치에 대한 주민 설명을 위해 경북 성주군 군청을 찾았던 황교안 국무총리가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주민들에 의해 버스에 갇혀있다가 승용차량을 갈아타고 있다. 성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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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무총리(황교안) 흠집 내기를 하지말라.”(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
“(국감장이) 황교안 전 총리를 지키는 자리냐.”(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29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자리에도 없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놓고 때아닌 여야의 설전이 벌어졌다.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성주 사드’ 설명회 당시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탄 차와 주민 차량의 접촉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의 편집 의혹을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황 전 총리는 2016년 7월15일,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양해를 구하기 위해 성주를 방문했다가 분노한 주민들을 피해 차량으로 성주를 빠져나가던 중 성주 주민과 어린이 3명이 타고 있는 차량과 부딪쳤다. 당시 황 전 총리 일행이 차량 충돌에도 별다른 조처 없이 그대로 빠져나가면서 ‘뺑소니’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후 검찰은 이 주민이 도로를 가로막고 있다가 황 전 총리가 탄 차에 고의로 부딪쳤다고 보고 이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하며 정부와 성주 주민간 민·형사 소송으로 비화됐는데, 이중 성주 주민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부 쪽이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이 편집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재판부에 황 전 총리가 탄 차량이 아닌 경찰 경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제출했는데, 제출된 영상 5개 중 2개가 편집된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김 의원은 이런 사실을 언급하며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법원에서 황교안 전 총리가 탑승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느닷없이 (당시 사고현장에 있었던) 경찰차 영상을 제출하면서 입맛에 맞게 편집했다”고 지적했다. 민 청장은 이에 “정확한 경위를 몰라서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답을 하겠다”고만 답변했다. 이미 지난 부산고등검찰청, 경북지방경찰청 등의 국감에서 동일한 문제가 지적됐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행안위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성주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군중 사이에서 경찰이 정상적인 공무집행을 한 것을 두고 전혀 모르는 청장한테 닦달하며 강요하는 것은 여당 의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직 국무총리 흠집 내기를 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이 의원의 이런 발언에 민주당 행안위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동료의원 발언에 ‘닦달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감장이) 황교안 전 총리를 지키는 자리냐”라고 따졌다. 김 의원도 “닦달한 김민기 의원”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면서 “황교안 전 총리의 뺑소니 사건이라고 명명도 안 했고, 접촉사고 후 후속처리 없이 현장을 뜬 사건이라고 했다. 닦달이라고 한 표현에 대해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설전은 내년 초에 있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황 전 총리가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황 전 총리는 전날 페이스북에 “멀쩡한 경제를 망가뜨리는 정책 실험들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말 나라 걱정이 많이 된다”는 등의 글을 올리며 정치 행보 재개를 위한 몸풀기에 나섰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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