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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19 17:54 수정 : 2018.11.19 18:57

그래픽 김지야

그래픽 김지야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회계분식 사태’에 삼성그룹 핵심인 삼성물산이 단단히 얽혔다. 삼성바이오의 모회사라는 단순한 사실을 넘어 분식 과정을 주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특별 감리(회계의 적정성 판단) 필요성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겨레> 보도로 드러난 삼성바이오 재경팀 내부 문건을 보면, 삼성물산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삼성바이오 재경팀과 회계처리 방안을 논의하고 분식회계 과정을 앞장서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2015년 8월5일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 본사에 가서 ‘합병 시 바이오로직스의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를 위한 안진회계법인 인터뷰를 진행하고 ‘합병 비율의 적정성, 주가 하락 등 시장 영향의 예방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 식이었다. 제일모직(현 삼성물산)과 옛 삼성물산이 합병하기 직전의 일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대주주(23%)였고,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 대주주(46%)였다. 이런 구도나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에 담긴 내용과 정황에 비춰 이 부회장 쪽으로 유리한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 주식 가치를 부당하게 부풀렸다는 그간의 추론이 사실로 점점 굳어지는 듯하다. 금융당국의 조사와 검찰 수사로 분명한 실상을 밝혀야 할 대목이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처음 제기한 참여연대는 곧 금감원에 삼성물산 특별 감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정 회사의 회계 위반 제보를 실명으로 받을 경우 특별 감리를 검토할 수 있다는 금감원 규정으로 보나,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부 문건으로 보아 감리 절차는 피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지난 14일 결정은 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 ‘사실’을 확인한 것일 뿐 그 ‘의도’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바이오의 고의 분식이 ‘꼬리’라면, 그 의도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재용 부회장 승계라는 ‘몸통’의 문제다. 금감원 감리와 검찰 수사가 중요한 이유다. 금융당국과 검찰의 조사를 통해 분식과 합병 과정의 실상을 온전히 밝혀야 뒷말이 남지 않는다. 회계 부정은 ‘제로섬 게임’이다. 누군가에게 안겨준 ‘득’은 다른 이들의 ‘실’로 직결된다는 점에서도 부정의 전모는 꼭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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