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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19 18:16 수정 : 2019.02.19 19:43

18일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진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진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27일)를 앞두고 본격적인 경선에 돌입했지만 일부 후보와 청중의 극우적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합동연설회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에 장악된 모양새고, 상당수 후보가 이들에게 영합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보수 정당으로서의 ‘품격’와 ‘절제’를 찾기 어려운 형국이다.

18일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대표적이다.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의 극우단체 펼침막이 등장했고, ‘김진태’ 손팻말을 든 이들은 당 지도부와 다른 후보들에게 비난과 야유를 퍼부었다. 유력 후보라는 황교안 후보는 색깔론과 지역감정으로 ‘극우 표심’ 공략에 나섰다. 그는 “귀족노조, 전교조, 주사파 세력만 떵떵거리고 있다” “국민은 핵 인질 위기인데 김정은에게 돈 퍼줄 궁리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사파 집권세력’이 북한에 돈을 퍼주려고만 한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색깔론이다. 또 “대구·경북 예산만 깎였다. 에스오시(SOC) 예산은 반 토막 났고, 울진 신한울원전은 대통령 한마디에 없어져버렸다”고 했다. 맥락 없는 지역감정 발언에 해당한다.

더욱 볼썽사나운 건 ‘5·18 망언’으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징계가 유예된 김진태·김순례 후보의 득의양양한 태도다. 김진태 후보는 지지자들의 함성 속에 등장해 “이것이 민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허무는 망언을 했다고 비판받는 이가 마치 유력한 차기 지도자인 양 행세하는 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순례 후보는 “보수 우파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가 반드시 살아나겠다”고 했다. 김 후보의 극우적 망언은 보수 우파의 가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게다가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한 어느 후보는 “문재인을 탄핵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등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 식의 막말까지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태극기 표심이 실제 ‘당심’이나 ‘민심’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후보들이 이들에게 영합하고, 5·18 망언이 외려 흥행 요소로 작용하는 현실은 비정상적이다. 자유한국당은 남은 경선 기간에라도 면모를 일신해 미래를 기약하는 보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당 지도부와 후보들이 이를 위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자유한국당이 건전 보수냐, 극우의 길을 가느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로다. 자유한국당 당원들이 극단적인 전당대회 분위기에 제동을 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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