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30 11:12
수정 : 2019.07.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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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월25일 저녁 국회 의안과에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처법’과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접수시키려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가로막히자 법안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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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의원 감금 혐의 말고도
자유한국당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점거와
사개특위·정개특위 회의실 앞 충돌 영상 분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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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월25일 저녁 국회 의안과에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처법’과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접수시키려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가로막히자 법안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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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 과정에서의 몸싸움을 둘러싼 여야의 고소·고발 사건 수사를 크게 네 갈래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30일 <한겨레>에 “가장 먼저 영상 분석을 완료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 혐의뿐 아니라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점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실 앞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충돌 과정에 대해서도 현재 폐회로텔레비전(CCTV)과 방송사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채 의원이 사개위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4월25일 채 의원을 감금한 혐의로 자유한국당 여상규·엄용수·이양수·정갑윤 의원에게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영상을 분석해 (폭력 행사 등) 특이점이 발견된 상황은 개별적으로 사진첩 형태로 만들어서 사례를 수집한 뒤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영상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관련 의원들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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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4월25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상임위·특위 의원 교체)을 허가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다음 간사인 채이배 의원실을 점거하자 채 의원이 창문을 통해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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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9~30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정치·사법개혁 법안들을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했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법안 제출과 회의 진행을 막아서면서 양쪽 사이에 육탄전이 벌어졌다. 4월29일 자정께 패스트트랙은 통과됐지만 이후 서로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어졌다. 현재 고소·고발된 인원은 모두 120명이고 이 가운데 국회의원이 108명이다. 소속당별로는 한국당이 58명으로 가장 많고 더불어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 차례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고발된 상태다.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점거는 국회 사무처가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당직자 등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다. 자유한국당은 4월25일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후 5시30분까지 국회 본관 7층 의안과 내부를 점거했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로 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의안과에 제출하려고 하자 물리력을 동원해 이를 막아선 것이다. 국회 본청 7층 의안과 입구에서는 인간 띠를 형성해 내부 진입을 막았고, ‘인편 제출‘이 막힌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을 팩시밀리를 통해 내자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법안 문서를 뺏고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가 팩시밀리를 부수기도 했다. 이들은 화장실에 다녀오는 의안과 직원이 혹시나 법안을 가지고 들어올까 봐 수색까지 했다고 한다. 4월26일 새벽 의안과 앞에선 망치와 빠루(쇠 지렛대), 장도리 등 도구가 동원되기도 했다.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은 의안과가 점거되자 33년 만에 경호권을 발동했다가 엿새 만에 이를 해제했다.
국회 본청 2층과 6층에 있는 사개특위 회의실과 4층의 정개특위 회의실도 여야의 격전지였다. 4월25일 밤 9시부터 이튿날인 26일 새벽 3시까지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회의장에 들어가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좌진을 철벽 방어하는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이 빈발했다.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들의 진입 시도가 있을 때마다 ‘지원요청’을 받은 곳으로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뛰어가는 등 밤늦도록 회의장 이곳저곳에서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4월25일 시작된 여야 의원들의 육탄 공방은 자정을 넘겨 이튿날 새벽 4시까지 이어졌고 곳곳에서 탈진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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