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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5 05:00 수정 : 2019.07.15 14:08

일본 ‘화이트국가 제외’ 임박

■화이트국가란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우대제도
포괄허가 받으면 3년 심사 면제
27개국 한정…한국, 아시아 유일

■제외때 어떤 영향
일본산 수입비중 30% 이상 품목
첨단소재·전자 부분만 30개 넘어
우리산업 전 분야 수입 차질 예상

참의원선거 유세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월7일 도쿄 인근 후나바시 거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일본이 조만간 전략물자 수출령을 개정해 다음달부터 한국을 이른바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배제하면 우리나라 첨단소재 및 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총 767개 품목(추산)에서 일본산 소재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한국을 도착지로 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 소재(불화수소·레지스트·폴리이미드)에 대해 기존의 수출 ‘포괄허가 우대’를 중단하고 개별허가를 받도록 조처한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어 한국을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하기 위한 대국민 의견수렴을 24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의견수렴이 끝나면 각의를 열어 확정·공포하고 그로부터 3주 뒤에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4일에 우선 취한 조처는 수출통제체계상의 포괄허가 취급요령을 개정해 수출지역 구분에 새로운 지역을 만든 뒤 한국을 이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개별허가’ 취득을 의무화한 것이다. 이 조처의 연장선에서 다음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한국 강제 탈락인 셈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관장하는 전략물자 수출허가는 개별 물품·기술 수출 건마다 받아야 하는 ‘개별허가’(유효기간 6개월 혹은 그 이상, 연장 가능)와 일괄해 허가해주는 ‘포괄허가’(유효기간 3년)로 나뉜다. 이 포괄허가 중에는 ‘화이트리스트’라고 불리는 일반포괄허가가 있다. 물품·기술의 민감도(평화·안전 유지를 위협하는 정도)가 비교적 낮은 수출 품목은 화이트리스트 국가(27개국)에 한정해서 포괄적(특정 목적지 및 물품을 조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우대하는 제도다. 수출 절차상 신속한 통과를 돕고, 일본 자국기업은 수출 납기를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화이트리스트 국가는 포괄허가를 한번 받으면 원칙적으로 3년 동안은 똑같은 ‘목적지 및 물품 조합’ 건에 대해 다시 수출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화이트리스트 27개국에 포함돼 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포괄허가에서 곧 개별허가로 바뀌게 된다. 수출 제품이 상대국에 제대로 도착했는지, 사용 목적이 적절한지, 평화·안전을 위협하지 않는지, 수출·수입 기업이 적절히 관리하는지 등을 놓고 경제산업성이 개별 건마다 일일이 심사하게 된다.

한국무역협회와 하나금융투자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할 경우 품목 대분류(일본쪽)로 총 13개 부문(소재가공, 통신, 센서 등)에 걸쳐 ‘개별허가로의 전환’에 따른 수출규제 대상 영향권에 들어서게 된다. 이를 소분류로 따져보면 총 767개 품목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의 수출금액과 수입금액이 둘 다 크고 일본산 수입 비중도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이를 살펴보면 ‘첨단소재’(일본 수출령 제5항)와 ‘전자’(제7항)에 집중돼 있다. ‘첨단소재’ 중에서 일본산 수입 비중이 30% 이상인 품목은 14개가량이다. 대표적으로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일본 수출통제번호 1B002)의 작년 우리나라 수출금액은 38억달러, 수입금액은 5억달러(일본산 비중 82.8%)다. ‘플라스틱제의 기타 접착성판’(1A003)도 수입금액 4억달러(일본산 비중 58.6%)에 이른다.

‘전자’ 품목 쪽은 일본산 수입 비중이 30% 이상인 품목이 18개로 꼽힌다. ‘감광성 반도체 디바이스’(3C001)는 수입액 27억달러(일본산 수입 비중 36.0%)이고, ‘반도체 디바이스나 전자집적회로 제조용기계’(3B001.a)는 수출금액(11억달러)보다 수입액(120억달러)이 훨씬 많은데 일본산 수입 비중은 32.0%다. ‘프로세서와 컨트롤러’(3A001)는 수입액 163억달러(일본산 비중 11.7%)다. ‘전자공업에 사용하기 위해 도프처리된 화학원소’(3C001)는 수입액이 25억달러(일본산 수입 비중 34.6%)이며, ‘(렌즈 관련) 부분품과 부속품’(6A005)은 수입액이 27억달러(일본산 비중 36.0%)에 이른다.

일본의 전략물자 통제체제는 리스트 통제 품목(수출령 1~15항)과 캐치올 통제 품목(16항)으로 구분되는데,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되면 기존 15개항 적용 품목들이 모두 16항에 따른 ‘캐치올’ 규제 대상으로 편입된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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