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5 18:41
수정 : 2019.07.15 20:36
D램·낸드플래시 현물가격 상승세
일 추가 규제 우려가 구매 심리 자극
‘생산 차질 전 재고 확보’ 전망 나와
바닥을 향하던 디(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장기화 및 추가 조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 자료를 보면, 피시(PC) 등에 주로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디디아르(DDR)4 8기가비트(Gb) 디램의 현물 가격은 지난주 3.26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전주 대비 7.6% 올랐다. 디디아르3 4기가비트 현물가도 지난 12일 1.60달러로 나타나 주간 인상 폭이 12.7%에 달했다. 낸드플래시 현물가도 상승 추세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대부분은 특정 기간에 한 번씩 책정되는 고정거래가로 거래되지만 매일 잡히는 현물가 흐름을 통해 추이를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4일 일본 정부가 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필수 소재에 대한 통관 절차를 강화하면서 구매 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일본의 수출 심사가 지연될 동안 버틸 대체 물량을 확보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입장이며, 포토레지스트는 세부 품목(193나노미터 미만 파장)을 따져보면 국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쓰이지 않아 당장의 위기는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1차 규제 대상에 포함된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쓰여,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일본의 추가 규제에 대한 우려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올 3분기에서 4분기 또는 내년 상반기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 예상 시점이 늦춰지고 있던 터에 이번 위기가 재고 감소 및 가격 인상의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줄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지만 업체들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수출규제를 이용해 현물 시장 딜러들이 호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출 규제 이슈가 장기화하고 디램 생산 차질 혹은 가동률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면 가격 상승 전 재고를 축적하려는 수요를 발생시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올 3분기부터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낸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