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6 16:14
수정 : 2019.07.1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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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모호한 국가 안보상의 우려를 들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 <뉴욕타임스>는 1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무역을 무기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답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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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이어 무역 단절 정당화 수단으로 국가안보 활용”
세계 무역 원칙 훼손 지적…“아베, 국제사회 물 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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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모호한 국가 안보상의 우려를 들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 <뉴욕타임스>는 1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무역을 무기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답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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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모호한 국가 안보상의 우려를 들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수십년 간 경제를 떠받쳐온 세계 무역 원칙을 뒤흔들고 있다는 뉴욕 타임스의 비판이 제기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모호하고 특정되지 않은 국가 안보 상의 우려를 들어 전자 산업에 필수적인 화학 소재에 대한 한국의 접근을 제한하며 자유무역에 타격을 가한 가장 최근의 세계 지도자가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본이 미국과 러시아 등에 이어 무역 단절의 정당화 수단으로 국가 안보를 활용하는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일본의 이번 수출 규제 조처를 두고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는 글로벌 평화와 번영의 근간“이라며 자유무역 질서를 강력히 옹호했던 아베 총리가 불과 이틀 만에 자신의 말을 스스로 뒤집은 것임을 꼬집기도 했다. 또 아베의 이런 행보가 일부에겐 무역을 무기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식을 답습한 것으로 비쳐진다고 지적했다.
일본처럼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수출 규제에 나서는 국가들이 많아지면, 국제무역 시스템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소개했다. 브라이언 머큐리오 홍콩 중문대 교수는 “만약 1∼3개국이 아니라 10∼15개국이 분명히 규정되지 않은 국가안보적 예외를 근거로 이런 조처를 취한다면 국제 무역의 원칙이 훼손될 것”이라고 했다.
진 박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 교수는 “정말 골치 아픈 것은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을 두고 무역이나 경제적 이해를 무기화해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슈나이더 스탠포드대 교수도 “일본이 수출규제를 마치 안보적 조처인 것처럼 규정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물을 제대로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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