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9 18:30
수정 : 2019.07.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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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세종시 ‘유니클로 세종점’ 앞에서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가 ‘일본 경제 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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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세종시 ‘유니클로 세종점’ 앞에서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가 ‘일본 경제 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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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 규제가 촉발한 시민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과거 불매운동과 비교해 차분하게 전개되면서도 파급력은 훨씬 강해 보인다. 아베 정부의 부당한 경제 보복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사용하는 일본 제품과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 상품의 정보를 알려주는 사이트인 ‘노노재팬’은 18일 하루 동안 무려 17만명이 찾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노노재팬은 누구나 새로운 정보를 올릴 수 있도록 설계돼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노노재팬 사이트를 개설한 김병규씨는 “강제징용 피해자 분들을 위한 위로와 공감의 표시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회원수가 133만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카페인 ‘네일동’은 17일 활동을 중단했다. 네일동 관리자는 일본 참의원 선거(21일)를 앞두고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일본 정부에 보여주고 싶어 사이트를 닫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일본 관광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754만명으로 전체 일본 방문객 3119만명 중 24%를 차지했다. 중국의 838만명(27%)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오프라인에서도 불매운동의 파급 효과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 편의점업체인 씨유(CU) 집계를 보면, 아베 정부가 수출 규제를 발표한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전체 맥주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증가했는데 유독 일본 맥주 판매만 40% 이상 감소했다. 편의점업계는 솔직히 이 정도까지 판매가 줄어들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불매운동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응답이 54.6%로 전주보다 6.6%포인트 늘었다. 또 <서울신문>이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불매운동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72%에 이른다. 특히 30대 여성(92.4%)과 40대 여성(90.6%) 비율이 높았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18일 ‘우리 가게는 일본 제품 안 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사회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 현장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처럼 이번 불매운동이 국민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은 과거 독도 문제 등 단일 사안과 달리 국가경제 전체에 충격을 주는 경제 보복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 배상’이라는 역사 문제를 놓고 수출 규제라는 치졸한 대응을 한 탓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불매운동을 현실을 모르는 ‘감정적 행동’으로 폄하하고 있는데, 옳지 않다. 알량한 지식으로 시민들을 가르치려 드는 오만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아베 정부는 일부 한국 신문의 일본어판이 전하는 왜곡 보도에 현혹되지 말고 한국인들의 ‘진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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