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22 04:59
수정 : 2019.07.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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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6월 민주항쟁 표지석 앞에서 최현민씨(왼쪽) 등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 팻말을 들고 서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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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1천여명 일본대사관 앞 집회
대구 시민, 일본제품 불매 1인 시위
지방의회, 친일 잔재 청산 운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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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6월 민주항쟁 표지석 앞에서 최현민씨(왼쪽) 등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 팻말을 들고 서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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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집회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선 촛불집회가 열렸고, 전국의 시민들이 불매운동에 잇따라 참여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시민 1000여명이 모여 ‘경제보복 평화위협 아베 규탄 촛불집회'를 열었다. ‘민중공동행동’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서 사회를 맡은 윤희숙 통일열차서포터즈 대표는 “우리 국민은 이 땅에 완전한 평화를 정착시키고,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아베 정부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민중공동행동에는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사단법인 겨레하나 등 10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요구하는 시위도 확산되고 있다. 20~21일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는 시민 수십명이 불매운동 1인시위를 벌였다. 20일 오후 ‘보이콧 재팬’ 팻말을 들고 시위하던 오종섭(73)씨는 “‘일본 국회의원’처럼 행동하는 한국의 몇몇 국회의원을 보면 더 기가 찬다. 내년 총선에서는 반드시 ‘국산품’을 뽑겠다”고 말했다. 대구의 불매운동은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인 지난 6~7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달서구 유니클로 대천점 앞 1인시위로 시작됐다.
경기도 시흥시에선 지난 16일부터 출근시간에 지하철 4호선 정왕역에서 ‘일제 불매운동’ 릴레이 1인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흥 센트럴병원의 정범래(54) 영상의학팀장이 시작한 이 시위는 ‘깨어있는 시흥시민실천연대’ 김봉호 대표, 김영란 미용협회 중앙회 시흥시지부장, 다음카페 ‘배곧신도시총연합회’ 류호경 회장으로 이어졌다. 정 팀장은 “정부는 정정당당하게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도 하고, 국제사회에 일본의 후안무치와 편협함을 널리 알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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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유니클로 동성로중앙점 앞에서 박기덕씨(오른쪽) 등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 팻말을 들고 서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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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문화재단은 오는 24~28일 홍천읍 토리 숲에서 여는 2019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 때 일본산 맥주를 팔지 않기로 했다. 문화재단은 지난해 축제 때는 일본 기린맥주 1t 이상을 판매했고, 올해 축제에도 기린맥주 1.2t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충북 괴산군은 2019 글로벌 청소년 해외연수를 일본으로 떠날 계획이었지만, 이번 일로 중국 상하이 쪽으로 연수 장소를 바꿨다.
약사들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부산의 약사포럼 ‘여민락’은 같은 날 ‘군국주의 부활의 헛된 꿈을 꾸는 아베 정권은 들어라'라는 성명을 내 “일본 제품과 일본 의약품에 대한 강력한 불매운동에 동참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지방의회에선 이번 움직임이 친일 잔재 청산운동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전북도의회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충남도의회가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특별위원회’(친일청산특위)를 출범시켰다. 친일청산특위는 친일 화가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현충사 이순신 장군 영정 철거에 나설 예정이다. 충북도의회는 친일 작곡가가 지은 ‘충북도민의 노래’ 등 친일 잔재를 없애기로 했다.
김일우 김광수 박임근 오윤주 선담은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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