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22 14:58
수정 : 2019.07.22 20:42
은행이 빌린 돈만 10조6천억원
금융당국 “필요시 유동성 공급”
국내 은행과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가 일본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이 158억2천만달러(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일본의 경제보복이 금융 분야로 확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본계 자금의 만기 상황을 확인하고 비상계획을 마련 중이다. 실제 기업에 일본계 자금줄이 끊긴다면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22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가 조달한 일본계 외화차입금은 6월 말 기준 17조원에 이른다. 은행은 10조6천억원(92억6천만달러), 여전사는 6조4천억원(55억6천만달러) 규모로 돈을 빌렸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금융 분야로 확대된다면 일본계 금융사들이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다만 국내 금융사들의 신용등급이 높아 일본이 자금을 회수해도 다른 곳에서 돈을 빌리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집계한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이 국내에 직접 대출한 규모는 24조7천억원이다. 제조업 등 기업에 직접 대출한 금액은 금융기관 차입금과 달리 만기 연장 등을 해주지 않았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일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2억9600만주) 13조원, 채권 1조6천억원, 지난해 말 기준 국제투자대조표 기타투자 가운데 일본 투자액 13조6천억원(118억달러) 등이 국내에 들어온 일본계 자금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일본계 조달 규모와 외화채권 만기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일본이 금융 분야로 규제를 확대할 경우를 대비해 금융 지원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하반기에 공급 예정인 정책금융 자금을 활용하는 등 피해를 보는 기업에 대출이나 보증 등의 형태로 긴급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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