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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22 19:07 수정 : 2019.07.23 05:55

그래픽_김지야

WTO, 23일 일반이사회…한-일 격돌 예고
한국, ‘수산물 승소’ 김승호 실장 지휘
일본 대표 ‘G20 결과’ 보고 예정 돼
공정무역과 수출규제 모순 부각될 듯

그래픽_김지야
한국과 일본 정부가 2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를 놓고 두번째 국제 여론전을 벌인다. 지난 9일 세계무역기구 상품무역이사회 이후 약 보름 동안 양쪽은 공방을 이어왔다. 이번 일반이사회에서는 일본 조처의 세계무역기구 규범 위배 가능성, 한국 전략물자 통제체제의 수준과 운용방식,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끼칠 부정적 영향 등 그동안 제기된 여러 문제가 종합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에 김승호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수석대표로 참여한다”며 “김 실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가 세계무역기구 규범에 합치하지 않는 부당한 조처임을 지적하고 회원국들의 이해를 제고하는 동시에 조처 철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이사회는 164개 회원국 대표들이 주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회의로, 2년에 한번꼴로 열리는 각료회의를 제외하면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다. 보통 각국 제네바 주재 대사가 수석대표로 참석하지만, 이번에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세계무역기구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급 책임자가 현장에서 직접 대응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앞서 세계무역기구 한-일 수산물 분쟁 상소기구 심리에서 최종 승소를 끌어낸 바 있다. 일본에서는 야마가미 신고 외무성 경제국장이 참석한다.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왼쪽 둘째)이 22일 오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논의될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 정부 요청으로 상정된 일본 수출규제 강화 안건은 전체 14개 의제 중 11번째다. 의장(타이 대사)이 발언을 요청하면 한국이 먼저 발언하고, 직접 관련국인 일본이 발언한 뒤 제3국 가운데 관심 있는 나라가 발언하게 된다. 마침 야마가미 국장은 이번 회의에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라, 당시 정상 간 합의로 발표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원칙과 이번 수출규제의 모순이 부각될 전망이다. 2011년 중국이 센카쿠열도 문제로 일본과 갈등하다가 희토류 수출 중단을 선언하자 일본이 ‘세계무역기구 규범 위반’이라고 반발했던 점도 거론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처가 한·일 두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사슬’로 엮인 세계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에 대해 동료 회원국들이 압력을 행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아이티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허가 간소화 대상국인 화이트 국가에서 배제하면 불확실성은 훨씬 더 커진다. 역사청산이나 과거 위안부·강제노역 등과 같은 한-일 관계에 무심한 국가들도 수출규제 조처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한편, 산업부는 일본에 화이트리스트 관련 일본 수출령 개정에 대한 의견서를 전자우편으로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반도체협회도 의견서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4일까지 국내외 의견을 받은 뒤 각의에서 개정안을 심의한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23~27일 미국을 방문한다. 유 본부장은 수출규제에 나선 일본으로 인해 국제 전략물자 통제체제 근간이 흔들릴 수 있으며, 미국의 기업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미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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